전교 1등 쌍둥이, 수차례 오답도 똑같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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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고교 ‘문제유출 의혹’ 조사서 확인
정답 바뀐 문제에 정정前 답 적어… 서울교육청, 경찰 수사의뢰 검토
교사 부모 둔 학생 2명 더 확인

서울 강남의 A고교에서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나란히 문·이과 전교 1등을 해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특별장학 및 감사를 진행한 결과, 두 자매가 정답 오류를 바로잡기 이전 버전의 정답을 적어냈다는 의혹 등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런 사실만으로 교무부장이 자녀들에게 시험지 정답을 유출했다고 단정할 순 없는 만큼, 시교육청은 경찰 수사의뢰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시교육청은 A고에 대한 특별장학 과정에서 세간에서 제기됐던 주요 의혹의 일부를 사실로 확인했다. 그간 A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시험이 끝난 후 정답이 정정된 시험이 있었는데 쌍둥이 자매는 정답이 정정되기 이전 답을 적어냈다”며 사전 문제 유출 및 정답 유출의 개연성을 의심해왔다.

확인 결과 실제 쌍둥이 자매가 정답 정정 이전 답을 똑같이 적어낸 경우가 몇 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렇다고 쌍둥이 자매가 미리 답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한 문제는 오답률이 70%에 달했고, 쌍둥이들과 같이 정정 전 정답을 적어낸 아이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교무부장이 학교의 고사 관리 총괄업무 담당이며 결재선에 있었다는 점 △쌍둥이 자매의 성적 급등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무부장 자녀들이라 수행평가 점수가 높았다’는 의혹에 대해 “(쌍둥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이 만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시교육청은 A고가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을 어기고 교과우수상과 학업성적 최우수상을 중복해 수여하는 것은 시정할 점이라고 봤다.

현재 교육부와 시교육청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부모 교사와 자녀를 분리하는 ‘상피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재 A고에는 쌍둥이 자매 외에도 교사 자녀가 2명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교육청은 “30일 감사 결과 및 향후 대처 방안을 밝힐 것”이라며 “필요시 경찰 수사의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쌍둥이#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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