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도배’ 지하철 객실 전광판 바꾼다

서형석기자 입력 2018-08-16 03:00수정 2018-08-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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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서울 2호선 20대 우선 교체
객차별 혼잡도 색깔-문구로 표시… 도착역 계단-환승통로 위치 안내
현재 서울지하철 2호선의 객실안내표시기 화면은 면적의 80%가량이 광고로 채워져 있다. 역 이름과 내리는 문 등 운행정보는 하단에 한 줄씩 나와 승객이 확인하기 힘들다(왼쪽 사진). 서울교통공사는 9월 말부터 2호선 신형 차량 20대에 풍부한 운행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객실안내표시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서울교통공사 제공
많은 광고 때문에 승객들이 열차 운행정보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던 서울 지하철 객차 내의 ‘객실안내표시기’가 다음 달 말부터 새롭게 바뀐다. 광고 수익 대신 승객 편의를 위한 조치다.

1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내달 말부터 지하철 2호선의 신형 차량 20개 편성(편성은 열차 1대를 의미)의 객실안내표시기 디자인을 개선해 차내에 송출할 예정이다. 객실안내표시기는 열차가 정차할 역과 열리는 문, 환승 노선 등을 안내하는 차내 전광판이다. 현재 서울 지하철에서는 열차 종류별로 객차마다 8개 또는 16개의 액정표시장치(LCD)를 이용한 객실안내표시기를 운용 중이다. 하지만 객실안내표시기가 공사의 광고사업 확대와 함께 운행정보보다는 광고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2호선은 가로 40cm, 세로 24cm인 객실안내표시기 화면의 80%가량이 광고로 채워지면서 운행정보는 화면 하단에 한 줄 자막으로만 띄워졌다. 이 때문에 4개 노선이 만나는 왕십리역의 경우 역 이름과 내리는 문, 환승 정보를 모두 읽으려면 30초가 걸렸다. 역 이름 자막을 지나치면 30초를 기다려야 역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선을 약속했다. 공사는 이후 디자인개선추진단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새 표준 디자인 제작에 나섰다.

개선된 객실안내표시기는 열차가 도착할 역의 한글과 영문 이름, 세 자리 숫자의 역 번호를 항상 띄운다. 승객들이 눈만 돌리면 언제나 정차하는 역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도착할 역의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환승통로 위치를 열차의 각 칸 위치에 맞춰 안내한다. 각 칸에 승객이 현재 타고 있는 칸이 몇 번인지 표시해 승강장의 구조를 도착하기 전에 미리 알 수 있도록 했다. 승객이 익숙하지 않은 역에 도착해 출구, 환승통로를 찾느라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2호선 외선순환(시청 방향) 왕십리역의 경우 5번 칸에 탄 승객이 경의중앙선으로 환승하기 위해서는 내린 후 왼쪽으로 가면 된다는 정보를 내리기 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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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된 객실안내표시기를 보면 2호선 1개 편성을 이루는 객차 10량의 혼잡도를 각 칸의 번호와 함께 색과 문구로 알 수 있다. 열차 혼잡도는 차내 승객 수에 따라 변화하는 무게를 측정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관제센터와 기관사만 알 수 있었다. 이 정보를 객실안내표시기와 연동해 여유, 보통, 혼잡의 3단계로 승객에게 안내하게 된다. 혼잡한 칸에 몰려 있는 승객을 골고루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 객실안내표시기 디자인은 일본에서는 이미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컬러로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LCD의 특성을 살려 승객 편의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서울시메트로9호선, 공항철도 등이 LCD 객실안내표시기를 운영했지만 단조로운 디자인에다 운행정보보다는 광고 노출에 중점을 둔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현재 새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술적 문제로 기존 차량에 확대하는 것은 어렵지만 다른 노선의 노후 차량을 교체할 때는 새 디자인을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지하철#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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