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거부하자 무차별 폭행 살해… 30대男에 25년刑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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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음주 심신미약 주장 용납 안돼” 중형

노래방에서 만난 여성이 성관계를 거부하자 여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30대 자영업자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박정길)는 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씨(36)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김 씨가 경기 동두천시의 한 노래방에서 피해 여성 A 씨(40)를 만난 것은 2월 3일 0시 무렵이었다. 이곳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김 씨와 A 씨는 2, 3시간가량 지나 다른 장소로 함께 이동했다. 김 씨는 그 자리에서 A 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A 씨가 이를 거부하자 김 씨는 돌변했다. A 씨의 구두를 벗겨 그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했다. A 씨는 “남자친구가 있다. 아무하고나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며 재차 거부했지만 김 씨는 더 과격해졌다. A 씨의 신체 위로 올라가서는 두 발로 상체를 짓밟았다. 결국 A 씨는 정신을 잃었고 김 씨는 그대로 도주했다.

같은 날 오후 술에서 깬 김 씨는 A 씨와 마지막으로 있던 장소를 다시 찾았다. 피범벅이 된 채 쓰러진 A 씨를 발견하고는 곧바로 경찰에 자수했다. 부검 결과 A 씨는 갈비뼈가 모두 부러져 장기가 손상돼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 측은 재판에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임을 참작해 달라”고 주장했다. 형법 제10조 제2항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 변별 및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하지만 ‘성관계 거부 의사를 밝힌 피해 여성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자백했다. 장시간 때려 숨지게 한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여성을 성적 도구로 여기고 뜻대로 되지 않자 반인륜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고 죄책도 무겁다”라고 덧붙였다.

배준우 기자 jjoonn@donga.com
#성관계 거부#무차별#폭행 살해#25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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