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폐지 靑청원 교사 “잠재적 범죄자 취급, 마음 불편”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4-26 11:15수정 2018-04-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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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승의 날(5월 15일)’을 폐지해 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왜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고 한 것일까.

전북 이리동남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정성식 교사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다고)토로하는 선생님들도 실제 있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제자가) 스승의 날에 만나자고 하면 제가 피하는 형편”이라며 “이런 날(스승의 날)은 학교를 좀 떠나고 싶은 날, 이렇게 표현하시는 선생님들도 많다”고 했다.

정 교사는 스승의날을 앞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교사에 대한 정부기관과 우리 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촌지나 받고 있는 무능한 교사’'라는 인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권침해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고, 언론의 교사 때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스승의 날은 유래도 불분명하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없앴다가 만들기도 했다. 우리 헌법이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칙적 중립성을 보장받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교사는 교육의 주체로 살아본 적이 없다”고 덧붙이며 스승의 날 폐지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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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는 전날 “교사에 대한 카네이션 선물은 학생대표 등만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 측은 “캔커피의 경우 어떤 학생이든 선물해서는 안 되며, 학생대표가 아닌 일반 학생의 카네이션 선물은 한 송이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청탁금지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 교사는 “‘대표만 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 그 ‘대표’가 학생회장인지 동아리 회장인지…이런 논란을 보면서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카네이션)을 받고 싶어 하는 교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하고 있다. 올해는 한 아이가 (선물을 돌려보내자) 울기도 했다”며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법이나 이런 말들을 알겠나. 이런 것들을 받으면 안 되는 이유를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상담을 해야 한다. 학부모님들한테도 그런 설명을 잘 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 교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찬성한다면서도 국가가 이를 상식적인 선을 넘어 과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현장에서 받고 싶어하는 교사는 요새 말로 ‘1도’ 없다. 심정이 불편하다”고 거듭 토로했다.

정 교사는 “학부모님들도 학생들도 스승의 날을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 한다. 정부에서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교사는 교권 추락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교권 침해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그것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아주 미비하다. 상담이나 연수, 이게 고작이다. 요즘 학교 폭력 관련해서도 학교가 법정이 돼 버렸다”고 했다. “왜 학교가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교사의 교육적 지시와 통제에 불응하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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