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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의사는 진료만? 신약-의료기기 개발도 합니다

입력 2018-04-09 03:00업데이트 2018-04-09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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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대 변화하는 의료계
대형병원 중심 ‘의료인 창업’ 급증… VR 게임으로 시야장애 치료, 인공지능 활용 신약 개발 벤처도
“환자 진료하다 떠오른 아이디어, 실제 적용되게 벤처 활성화 중요”
지난해 11월 서울아산병원 내에 설립한 벤처 딥브레인의 대표 강동화 신경과 교수(뒷줄 왼쪽)가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 교수는 “해외 유수 병원들은 이미 병원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20여 년간 뇌과학 및 신경학 분야를 연구해온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는 최근 ‘딥브레인’이라는 병원 내 벤처를 설립했다. 딥브레인은 뇌손상 후유증으로 시야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가상현실(VR) 게임을 통해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콘텐츠 개발 회사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치료법이 없는 시야장애 재활치료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강 교수는 관련 콘텐츠 개발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이를 산업화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해 창업까지 하게 됐다”며 “병원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환자와 병원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뿐만 아니라 최근 대형병원들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와 ‘창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 대형병원 중심으로 의료인 창업 붐


2013년 1건에 불과하던 대형병원 창업 건수가 2017년엔 1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지하 1층엔 감염환자에게 적합한 항생제를 최단 기간으로 검색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퀀타매트릭스’와 형광기능의 특수 내시경 장치를 개발한 ‘인더스마트’가 입주해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 유전체 기반 맞춤의학, 줄기세포 재생의학, 스마트헬스케어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미래의학관을 개관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엔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위해 ‘코웰바이오다임’이 입주해 있다.

대형병원 내에 창업 벤처 붐이 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형병원은 국내 상위 1%에 속하는 우수한 의료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또 동물실험실,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건물과 고가 장비 등 추가 투자비용 없이 이룰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연구중심병원 창업기업협의회장 송해용 고려대 교수(오스힐 대표)는 “우수한 인력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해 변화하지 않으면 큰 병원이라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나오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병원 벤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창업 활성화를 위한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이러한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3년 4월 총 10개 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했다. 연구중심병원은 우수한 연구잠재력을 보유한 병원을 기존의 진료 중심에서 연구와 진료를 병행하도록 해 의료기기 및 신약 개발을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질을 향상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7년 연구중심병원은 핵심 연구인력 총 2795명을 확보하고 누적 창업 기업 수도 49개(3월 기준)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또 창업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장비 이용, 임상 및 전임상 자문 등 인프라 지원 건수도 2년간 5000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3월 20일 보건산업 분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기술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담→산학연병(산업·학교·연구·병원) 네트워크→투자연계→기술평가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창업과 관련한 전문상담을 통해 예비 창업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부처별 사업화 및 창업 관련 지원사업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제공한다. 또 기술심의를 통과한 우수 기술에는 분야별 전문 컨설팅 서비스가 제공된다. 선별된 우수 기술은 전문 프로젝트 매니저의 관리하에 맞춤형 프로그램들을 지원받는다.

정기적으로 창업 기업과 투자자들 간의 네트워킹을 구축하기 위해 18일 ‘KBIC 스타트업 밸류 업 데이’를 연다. 이날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는 연구중심병원에서 시작한 창업 기업 관계자와 투자자(VC) 간의 만남을 주선할 예정이다. 연구중심병원협의회 이진우 협의회장은 “연구중심병원의 임상연구 경험과 장비, 연구인력 등의 인프라를 창업 기업들에 적극 개방해 창업육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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