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경쟁력은 ‘생태와 자연’… 인구 30만명 자족도시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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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훈 순천시장 인터뷰

조충훈 순천시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의 순천을 만든 주역은 ‘생태와 자연’이라는 시대정신을 실천한 순천시민”이라며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발현될 수 있도록 지방분권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집무실에 일자리 실시간 
현황판을 놓고 ‘순천형 일자리’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조충훈 순천시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의 순천을 만든 주역은 ‘생태와 자연’이라는 시대정신을 실천한 순천시민”이라며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발현될 수 있도록 지방분권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집무실에 일자리 실시간 현황판을 놓고 ‘순천형 일자리’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순천시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는 없는 ‘행복돌봄과’와 ‘소통과’가 있다.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시정을 펼치겠다는 조충훈 순천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순천은 ‘생태와 자연’을 발판삼아 여느 지방도시와 달리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다. 2013년 열린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는 ‘순천=생태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조 시장은 “중앙정부가 반대했던 박람회를 성사시켜 지금의 생태도시를 만든 것은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박람회 이후 순천시 예산은 7000억 원에서 1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인구 30만 명의 자족도시를 꿈꾸고 있다. 조 시장은 “2018년은 시민자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지방분권이 개헌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시의 브랜드는 무엇이고 경쟁력을 꼽는다면….

“순천시는 생태와 자연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전 국민이 꼭 가보고 싶은 도시, 더 나아가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가 됐습니다. 순천은 전 세계 도시 중 연안습지, 내륙습지, 산지습지를 가진 유일한 도시입니다. 모든 자치단체가 굴뚝산업에 매달릴 때 순천시는 생태와 자연이 도시의 경쟁력을 올린다고 믿었습니다. 순천의 브랜드 경쟁력은 ‘생태와 자연’이라는 시대정신을 실천한 28만 시민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순천은 여느 기초단체와는 달리 인구가 증가하는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다. 인구 증가 요인은 무엇이고 앞으로 인구를 더 증가시키기 위한 정책은 무엇인가.

“순천시 인구는 5년 전과 비교해 6000여 명이 증가했습니다. 주거, 문화, 도시 안전 등 전 분야에 걸쳐 우수한 정주여건을 갖춘 덕분이라고 봅니다. 또 순천은 안전하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도시입니다. 시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첫째 아이부터 월5만 원씩 60개월간 지원하는 ‘순천아이꿈통장’ △난임부부 시술비 전액 지원 등 출산장려 및 육아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인구 증가는 한 분야만 잘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여성친화도시 △노인복지 최고도시 △스마트 시티 조성 △좋은 일자리 만들기 △교육환경 향상 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습니다.”

―한국지방정치학회의 ‘2018년도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 인구 50만 미만 도시 부문에서 순천시가 종합 1위에 올랐고 순천시민 93%가 ‘거주에 만족’한다는 설문 결과가 있다. 우수한 평가를 받은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시민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맞춤형 정책과 생태도시 정책에 대한 평가라고 봅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시설과 정책에는 △기적의 도서관 △기적의 놀이터 △만성관리 질환의 날 △청년창업지원 △치매안심센터 △마중택시(원거리 주민들을 위한 100원 택시) △미라클장애인센터(장애인 직업재활 및 평생학습 시설) △초중고교 무상급식 등이 있습니다. 순천만 국가정원 업그레이드가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인 만큼 △하수관로 정비사업 △해룡천 생태복원사업 △신도심 고압송전탑 철거 △에너지 자립도시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연간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순천시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순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순천만 국가정원에 2017년 6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140억 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지자체 운영시설 가운데 최다 입장객과 최고 수입입니다. 순천만 국가정원, 순천만 습지를 찾는 관광객이 아랫장 야시장, 청춘창고, 문화의 거리 등으로 유입되면서 연계 도심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또 순천만 잡월드, 에코에듀체험센터가 완공되면 순천은 전국 초중고교생들의 ‘체험형 수학여행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순천시는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여행하면서 건강까지 챙기는 ‘헬스투어’ ‘웰리스 관광’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식품·농업·관광을 묶는 정책도 펼쳐 도농의 균형발전을 꾀할 것입니다.”

―청춘창고, 청춘옷장, 청년 챌린지숍 등 일자리 창출 정책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더 늘릴 것인가.

“청년일자리 정책에 역량을 쏟고 있는데 핵심은 좋은 일자리, 순천형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청년들은 청춘창고 22개 점포, 아랫장 야시장 14개 점포 등에서 창업역량을 펼치고 있습니다. 도심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장천 일대 50개 점포 또한 창업공간 역할을 할 것입니다. 3개의 미래형 첨단산업과 1개의 생태문화 조성 산업정책인 ‘3+1 신성장 경제정책’ 추진도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룡산단의 마그네슘클러스터단지, 도시첨단산업단지, 국가정원 인근 연향뜰로 구성된 3개 첨단산업단지에는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유망한 산업들이 들어와 순천 경제를 뒷받침하게 할 것입니다. 문화거점지구는 호남권 국립민속박물관과 조례동 드라마 촬영장 인근 7만 평 터에 생태문화지구를 조성하는 것으로 순천의 또 다른 명물이 될 것입니다.”

―순천, 여수, 광양 세 도시를 묶는 ‘광양만경제권’ 구상 배경과 목표는 무엇인가.

“3개 도시가 힘을 합쳐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축이 돼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 하고 있는데 세 도시의 장점을 부각해 파이를 키우고 그 이익을 시민들이 공유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순천·여수·광양 3개시의 면적은 서울의 3배, 전남 산업단지의 70%가 광양만권에 있을 정도로 잠재력과 조건이 좋습니다. 순천이 여수, 광양에 비해 산업적인 측면이 약해 두 도시가 손해본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가올 시대에 각광받을 신소재인 마그네슘클러스터단지가 순천에 조성돼 ‘제2의 포항’이 된다면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두 도시에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순천의 생태 인프라가 여수·광양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경제권 형성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을 개헌에 명문화할 태세다. 앞으로 전개될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에서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개정될 헌법에서는 △지방분권 명시 △자치입법권 보장 △재정권 확보를 천명해야 합니다. 순천시는 시의 권한을 읍면동과 마을, 풀뿌리공동체, 시민 개개인에게 나눠주려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는 이해당사자인 지역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시민들 의사를 반영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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