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때 ‘주차-소방’ 배점 늘린다

천호성 기자 입력 2018-03-05 03:00수정 2018-03-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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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새 평가기준 전격 시행
주차장 좁고 소방활동 어려운 곳 재건축 승인 쉽도록 배점 조정
고질적 주차난 목동-상계동 숨통… 업계선 “사업성에 영향 적을듯”
정부가 강화된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기준을 5일부터 시행한다. 통상 20일인 행정예고 기간을 열흘로 줄인 데 이어 이 기간(2월 21∼3월 2일)이 끝나자마자 주말 동안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한 뒤 바로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새 기준 적용을 피하기 위해 안전진단을 서두르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파트의 주차공간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재건축 가능성을 다소 높여주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 발표한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을 5일부터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안전진단은 △주거환경 △설비노후도 △구조안전성 △비용분석 등 4개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평가한다. 총점이 30점 이하이거나 주거환경 항목에서 최하 등급(20점 이하)을 받은 단지만 재건축에 나설 수 있다.

정부는 이 항목들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기존 20%에서 50%로 높이고 40%인 주거환경평가 비중을 15%로 낮췄다. 새 기준은 5일 이후 안전진단 전문기관에 진단을 의뢰하는 아파트 단지에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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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주거환경을 구성하는 9개 항목 중 주차장 부족이나 소방차 진입 도로 확보 등 국민안전과 관련된 항목은 평가 시 비중을 확대했다. ‘가구당 주차대수’ 가중치를 20%에서 25%로, ‘소방활동의 용이성’은 17.5%에서 25%로 높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건설기준상 법정 가구당 주차대수는 1.1∼1.2대 수준이다. 사업 초기 단계 재건축이 많은 목동 등의 재건축 단지들이 이번 조치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후반에 지어진 이곳 단지들은 가구당 주차대수가 대부분 정부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가구당 주차대수가 0.5대로 규정 대비 약 45%인 목동 A단지의 경우 기존 기준으로는 주차대수 항목에서 D등급을 받았지만 새 기준에 따르면 최하인 E등급을 받게 된다.

새로 강화된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5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주차장 부족, 소방차 진입도로 확보 등 안전과 관련한 항목은 가중치를 높이기로 했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주차장 모습. 동아일보DB
목동 등 양천구를 지역구로 둔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차장 부족 등 해당 항목이 취약한 단지의 경우 재건축 안전진단 종합평가 점수가 낮아져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자체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실제로 각 단지의 사업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다. ‘가구당 주차대수’와 ‘소방활동의 용이성’이 포함돼 있는 주거환경 항목의 배점 자체가 기존 40%에서 15%로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가중치 조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주택개발 시행사 관계자는 “안전진단 전체 총점 100점 중 주차대수 항목이 차지하는 배점이 기존에는 8점이었지만 새 기준에서는 4점에 못 미친다”며 “정부가 여당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소폭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새 평가 기준이 예상보다 일찍 시행되면서 시장 전반에 악재가 생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1개월여의 행정예고를 거쳐 이달 말부터 개정안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강동·노원구 일부 단지는 이달 중순까지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용역업체 계약 등을 추진하고 있었다.

양천구 단지들의 모임인 양천발전연대는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는 등 건물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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