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정후는 누구? ‘베이징 키즈’의 2018년 신인왕 경쟁

이재국 기자 입력 2018-01-05 05:30수정 2018-01-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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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두산 곽빈(오른쪽). 사진제공|kt wiz·두산 베어스
지난해 신인왕 넥센 이정후(20)는 고졸신인으로 보기 힘든 맹활약을 펼쳤다. 1994년 LG 김재현이 작성한 역대 고졸신인 최다안타(134)를 넘어서더니, 같은 해 LG 서용빈이 기록한 역대 신인 최다안타(157)마저 23년 만에 갈아 치웠다. 그리고는 시즌 179안타로 마감했다. 여기에 111득점으로 1994년 유지현이 기록한 역대 신인 최다득점(109)을 넘어 신기록을 작성했다. 3할대 타율(0.324)은 물론 10대의 고졸신인이 144경기라는 장기 페넌트레이스에서 전경기 출장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 눈길을 모았다.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천재 선수로 평가받던 아버지 이종범의 1993년 데뷔 첫해(126경기, 타율 0.280, 133안타, 85득점)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렸다.

올해도 ‘제2의 이정후’를 꿈꾸는 슈퍼루키들이 많아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와 올해 신인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베이징 키즈’로 한국야구의 미래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 양창섭-LG 김영준(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WBSC

● ‘제2의 이정후’ 꿈꾸는 슈퍼루키들

우선 가장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선수는 kt 강백호다. 인기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아 화제를 모았지만, 그는 서울고 1학년 때부터 에이스와 4번타자를 맡아 투타에서 동시에 두각을 나타냈다. 1학년 때인 2015년 고척돔 개장 1호 홈런을 날리는 등 일찌감치 스타성도 발휘했다. 지난해 고교 무대에서 투수로도 12경기에 등판해 4승2패, 방어율 2.53을 올렸지만 타석에서 타율 0.434에 3홈런, 34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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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kt는 1라운드 1순위로 강백호를 지명했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현 LA 에인절스)처럼 투타 모두 가능하지만, kt는 일단 외야수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kt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우완투수 김민도 기대주다. 연고지 수원 유신고 출신으로 키 186㎝, 몸무게 88㎏의 탄탄한 체격 속에 고교 시절 최고 구속 150㎞의 강속구를 구사하면서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올해엔 김민 뿐만 아니라 1차지명을 받은 투수 중 한국야구의 미래로 평가 받는 특급들이 많다. 넥센이 1차지명한 안우진은 휘문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각광 받았다. 최고구속 156㎞를 찍는 등 직구가 기본적으로 150㎞를 상회한다. 넥센은 안우진에게 구단 역사상 신인 최고 계약금인 6억원을 안겼다.

두산이 고심 끝에 1차지명한 곽빈은 장래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타자로도 가능성이 크지만, 지난해 뒤늦게 투수로 전향해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리면서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LG 1차지명 투수 김영준은 경기운영 능력이 빼어난 즉시전력감으로 꼽힌다. 지난해 고교 마운드에서 10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방어율 1.15를 기록했다.

삼성이 2차지명 1라운드에서 선택한 양창섭은 덕수정보고 시절 2년 연속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할 정도로 ‘게임돌이’라는 평가다. 고졸 신인이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1차지명 투수 최채흥은 대졸 신인으로 자존심을 지킬지 주목된다. 대학 시절 통산 49경기에 등판해 23승10패, 방어율 1.95를 기록하며 국가대표 간판투수로 활약했다.

넥센 이정후. 스포츠동아DB

● 올해도 순수 신인왕이 나올까

과거엔 특급 신인이 프로 데뷔 첫해부터 팀의 중심선수로 자리 잡고 빼어난 활약을 펼치기도 했지만, 역사가 쌓이고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선수들의 기량이 몰라보게 향상된 요즘엔 신인이 입단 첫해부터 맹활약하는 것을 보기 힘들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수준차가 커 신인이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 잡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다. 2007년 두산 임태훈 이후 신인왕은 모두 프로 입단 몇 년이 지난 중고신인들이 차지했다. 그런 만큼 지난해 이정후는 10년 만에 나타난 순수 신인왕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올해는 신인 중 특급선수들이 많아 또 다시 순수 신인왕이 탄생할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신인은 신인이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가장 잘하던 선수가 프로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친다는 보장은 없다.

여기에 중고 신인이 다시 신인왕으로 등극할 수도 있다. 지난해 1차지명 투수 롯데 윤성빈이 강력한 후보다. 지난해 어깨부상으로 1년을 쉬었지만, 롯데가 계획적으로 천천히 재활훈련을 시킨 측면이 있다. 부산고 시절 150㎞대 강속구를 던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됐지만 롯데가 4억5000만원을 투자해 영입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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