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탄 아줌마들은 공격적’…포털사이트 어학사전에도 성차별표현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9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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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ummas on the subway are so aggressive and unruly. (지하철에 탄 아줌마들은 진짜 공격적이고 무법적이야.)’

‘Don’t worry, woman is a weak creature and cries easily. (걱정 말아요, 여자는 연약한 존재고 쉽게 울어요.)‘

포털사이트 어학사전에 나오는 예문들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은 유명 포털사이트 영어사전 단어 60개 예문 3507개를 조사한 결과 성차별적 예문 총 59개를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7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양평원은 서울YWCA와 함께 지난 달 6~10일 닷새간 포털사이트 영어사전의 남녀 호칭 및 지칭 단어 20개, 직업 단어 20개, 성격·성향과 관련한 형용사 20개의 예문 3507개를 살폈다.

직업을 일컫는 말 중 여성이 예문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가수‘로 9건이었다. ’간호사‘가 8건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남성은 ’작가‘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배우‘가 8건이었다. 간호사 예문 중 남성이 주체인 것은 1건에 불과했다. ’군인‘ ’기자‘ ’경찰‘은 여성이 주체로 등장하는 예문이 전무했다. 성격·성향과 관련한 형용사 단어 예문에서 여성이 많이 등장한 단어는 ’상냥한‘ ’우아한‘이었다. 남성은 ’용감한‘ 등이 많은 수로 집계됐다.

성차별적인 예문은 대부분 이모(aunt)나 남자(man)처럼 남녀 호칭이나 지칭 단어의 예문이었다. ’One aunt split hairs about his husband(어떤 아줌마가 자기 남편에 대해 사소한 일을 꼬치꼬치 따졌다)‘ 같은 식이다. 특히 ’The old woman likes to spread gossips(아줌마들은 소문내기 좋아한다)‘처럼 나이 많거나 기혼인 여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예문이 많았다. 여성이 남성의 소유물인 것처럼 표현한 예문도 있었다.

양평원은 이번 모니터링에서 찾은 성차별 사례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도록 해당 포털사이트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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