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 중 유일하게 휴일 관련법 無…평균보다 두달 더 일해”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09-29 10:35수정 2017-09-2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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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내달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열흘에 이르는 긴 추석 연휴가 다가왔다. 그러나 모두에게 ‘황금연휴’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공휴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따르므로 민간기업의 경우 공휴일을 반드시 지켜야하는 법적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유일하게 휴일 관련법이 없다” 며 국경일 및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 의원은 28일 오후 방송된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공휴일은 평균적으로 15일로 다른 나라(10~15일)에 비해 적지는 않은 편이나,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것만 규정화 돼 있어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국민 전체에 적용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 없는 대신 대통령령으로 지정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휴일을 정하고 있다. 관공서 내지는 관공서에 준하는 공공기관, 은행, 학교 등이 해당 규정 적용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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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민간단체는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을 통해 자율적으로 휴일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공서의 공휴일에 쉬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국경일 및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을 직접 발의한 한 의원은 “현행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 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따로 돼있다. 그래서 이 두개를 통합해 공휴일은 유급 휴일로 규정하고 공휴일 근무가 불가피할 경우에는 특정일로 대체해서 유급 휴일을 부여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휴일에 매출을 더 많이 올리기 위해 반드시 일을 해야 되는 직종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직종의 경우) 그 때 일을 하게 하는 대신 다른 날에 휴일을 부여하자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공휴일 또는 대체 공휴일 제도를 도입해 국민에게 휴식과 여가를 제대로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법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한 의원은 “지난 19대 정부 당시 (공휴일에 관한)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었으나, 쉬는 날이 많기 때문에 생산하는 날짜가 적다고 주장하는 등 재계의 반대가 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보면 공휴일이라고 하는 것은 관공서에만 거의 적용되고, 생산 현장이나 이런 곳은 노사 간의 단체 협약에 의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자율적으로 맡겨놓고 있어 실제는 일을 하는 공휴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공휴일에도 양극화가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지가 좀 됐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연구를 통해 공휴일 휴무에 따른 문화·관광 산업의 활성화와 소비 진작 등 경제효과가 확인됐으며, 관련 법안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진 만큼 공휴일에 관한 법안 제정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또한 한 의원은 “주당 소정의 근로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공휴일이라서 쉰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날짜에 잔업을 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생산성을 충분히 맞출 수 있지 않겠느냐”며 “누구는 쉬고 누구는 쉬지 못하는 공휴일 양극화가 아니라, 같이 쉬는 것을 통해 또 다른 방식의 생산성 향상으로 부가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공휴일 법안 제정에 대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휴일 휴무 시 잔여 업무에 따른 야근 등 업무가 더욱 가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5일 또는 6일간 근무를 하는데, 그 중 하루를 공휴일로 쉰다고 하면 그 8시간 근무를 나머지 4일 동안 조금씩 나누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저희가 검토한 바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남들 쉴 때 같이 쉬고 다시 업무에 임했을 때 훨씬 생산성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의원은 중소기업협동중앙회 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기업 측의 ‘노동시간 감소로 인한 생산성 저하’ 주장과 관련 “기업 측에서는 실질적으로 (노동자에게) 공휴일이 주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미 공휴일을 노동자들이 일 안 하는 날로 계산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OECD 국가 (평균 노동 시간에 비해) 두달 정도 일을 더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두달을 한꺼번에 쉴 수는 없으니, 최소한 공휴일 정도만이라도 휴식이 될 수 있게 한다면 노동 조건이 조금씩이라도 나아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한 의원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은) 20대 국회 상임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며, 가능하면 정기국회 중 11월 예산국회에서라도 논의를 하려한다”며 “올해 않에 좋은 소식, 희망적인 소식을 노동자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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