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62·17.8·25’ KBO리그 3할타자 무용론, 올해도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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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7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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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투저 현상은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기존의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2014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심화됐다. 특히 2016 시즌에는 규정타석을 채운 55명의 타자 가운데 무려 40명(72.7%)이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과거에는 ‘좋은 타자’의 상징과도 같았던 3할 타율의 의미가 퇴색한 것이다.

2013년 16명에 불과했던 규정타석 3할 타자는 2014년 3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15년에는 28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무려 40명이 3할 타율을 돌파했다. 올 시즌에도 15일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50명의 타자 중 31명(62%)이 타율 3할 이상을 기록 중이다. 2016 시즌과 견줘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수치다. 무엇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하며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 규정타석 3할 무용론, 올해도 계속되나

올 시즌 초반에는 스트라이크존을 넓힌 효과를 보는 듯했다.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들은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찌르는 코너워크에 적극적이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루킹 삼진의 비율도 그만큼 늘어났다.

그러나 시즌을 치를수록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5월까지 25명이었던 3할 타자는 6월 29명으로 증가했고, 7월에도 28명이나 됐다. 지금은 30명을 넘겼다. 타율 0.350 이상을 기록 중인 타자도 6명이나 된다. 오랫동안 KBO리그 감독을 지낸 한 베테랑 야구인은 이를 두고 “스트라이크존이 다시 좁아진 영향도 있겠지만, 투수들이 너무 약하다. 에이스급 투수 일부를 제외하면 리그에서 확실히 통할만한 인물을 찾기가 어렵다.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했지만, 결국 타자들이 적응할 것”이라던 현역 시절 타격왕 출신 해설위원의 말은 현실이 됐다. 한 타자는 “타율 3할을 넘겨도 연봉협상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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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일본은 어떨까

메이저리그(ML)는 투타의 균형이 비교적 잘 잡힌 리그로 평가받는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를 통틀어 총 157명의 타자가 규정타석을 채웠는데, 28명만이 타율 3할을 넘겼다. 비율로 환산하면 17.8%에 불과하다. 투수들이 강속구 위주의 승부를 펼치고,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공격적인 스윙을 하는 터라 홈런과 삼진이 증가하는 구조다. 타율 0.350 이상을 기록 중인 타자는 ML 전체 타율 1위 호세 알튜베(휴스턴·0.363)가 유일하다.

일본프로야구(NPB)는 투고타저의 리그로 꼽힌다. 통일구(NPB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춘 2012 시즌부터 그 현상이 심화됐다. 올 시즌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통틀어 규정타석을 채운 56명의 타자 중 3할 이상을 기록 중인 이는 14명(25%)뿐이다. 상대 타자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정교한 컨트롤로 승부하는 일본 투수들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타율 0.350 이상을 기록 중인 타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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