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검찰 모두 개혁위 신설… 개혁주도권 충돌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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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총장, 개혁 발표 다음날… 법무부, 개혁위원회 발족식
민변-참여연대 출신들 참여… 위원장엔 ‘조국 멘토’ 한인섭 교수
檢내부 “민간주도 檢수술 의도”
추미애 “과거사건 책임자 수사를”

검찰 개혁의 주도권을 놓고 법무부와 검찰이 부딪치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9일 급진적인 검찰 개혁에 찬성하는 진보 성향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사회 각계의 덕망 있는 분들을 모셔 ‘검찰개혁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이를 지원할 ‘검찰개혁추진단’을 대검찰청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똑같은 검찰 개혁 방안을 논의할 위원회가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각각 생기게 된 것이다.

○ “외부 수술대에 올렸다” 검찰 반발

박 장관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국민 80% 이상이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에서 보듯 국민 대다수는 신속하고 강력한 검찰 개혁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법무부가 검찰 개혁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이날 △법무부 탈검찰화 △공수처 설치 △전관예우 근절 △검찰 인사제도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고 올 11월까지 검찰 개혁 권고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검찰의 일부 업무를 가져가게 될 공수처 도입뿐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다수 검사들은 공수처 도입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고 있다.

문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수사 개시와 진행 권한을 갖고 있는 경찰이 수사 종결권까지 행사하면 수사 전체를 사법경찰이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이) 논의 중이라 제가 말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문 총장이 박 장관과 직접 부딪치지 않으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는 게 검찰 내부의 분석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공수처 설치 등 검찰의 반발이 예상되는 사안을 법무부에서 민간위원 주도로 추진해 사실상 검찰을 외부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권의 문 총장에 대한 검찰 개혁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자신을 예방한 문 총장에게 “촛불로 태어난 이 정부에 있어서 검찰 개혁은 가장 바라는 일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문 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일부 시국사건 수사를 사과한 데 대해 “말로만 사과가 아니라 수사 지휘자와 책임자 등을 수사하고 자체 백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문 총장은 “후속 조치도 여러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참여해서 말씀드릴 수 있으면 드리겠지만 그 전에 자체 개혁 노력을 최대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위원 다수 참여연대, 민변 출신

이날 발족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는 노무현 정부 소속 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거나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 출신 인사가 다수 참여했다. 또 그동안 검찰에 비판적 자세를 유지해 온 검찰 출신 변호사들도 포함됐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멘토’로 불리는 한인섭 위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조 수석과 함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한 위원장은 또 노무현 정부 당시 사법·검찰 개혁 방안을 논의했던 사법개혁위원회에서 박 장관과 함께 활동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공동 사무처장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김두식 경북대 교수는 위원회 위원이 됐다.

또 위원이 된 김남준 변호사는 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반특권검찰개혁추진단장을 맡았다. 위원회에 참여한 김진 변호사는 현재 민변에서 노동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차정인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민변 출신이다.

또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 중 광우병 논란으로 촉발된 이른바 ‘PD수첩 사건’을 수사하다 검찰 지휘부와 갈등을 빚고 옷을 벗은 임수빈 변호사도 위원회에 합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유정 변호사의 남편 사봉관 변호사도 위원회 위원이 됐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강경석·박성진 기자
#법무부#검찰#개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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