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타인과의 난감한 동거’ 결혼의 진실을 파헤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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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한 결혼/우치다 타츠루 지음·박솔바로 옮김/248쪽·1만3000원·민들레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많이 가입돼 있는 인터넷 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몇 가지 종류의 질문이 있다. ‘결혼 준비 중인데 예비 신랑이랑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망설여져요’ ‘결혼 후 경제권은 누가 관리하나요?’ ‘이 결혼, 해야 할까요?’ ‘예비 시부모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요’…. 이런 종류의 글에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파혼하세요’와 같은 기혼자들의 단호한 오지랖 댓글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기 시작한다. 정작 자신들은 그 ‘곤란한 결혼 생활’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살면서 말이다. 결국, 결혼 생활의 천편일률적인 정답은 없다. 자신만의 경험으로 낳은 모범답안만 있을 뿐.

일본의 대표 사상가인 저자는 결혼은 기본적으로 ‘타인과 함께 사는 난감함’에서 출발하는 제도라고 말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처럼 첫 결혼에 실패하고 10년 넘게 혼자 아이를 키운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나름의 조언을 늘어놓는다. 저마다 각기 다른 성향의 남편 또는 아내와 살고 있기 때문일까. 저자가 Q&A 형식으로 결혼 생활의 어려움과 이를 헤쳐 나갈 해법으로 제시한 답안을 보고 있자면 어느 대목에선 수긍이 가고, 어느 대목에선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결혼 생활 중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갈등 케이스를 사례로 들며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결혼 역시 결국 ‘인간 vs 인간’이라는 사회생활의 일부분이라는 점에 착안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평화로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을 흥미롭게 제시하는 점도 흥미롭다. ‘결혼 리얼리즘’을 파헤치겠다는 저자의 패기와 다소 오지랖 넓은 ‘아재’ 스타일의 문체도 괜한 정감을 불러일으킨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곤란한 결혼#우치다 타츠루#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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