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 들였는데… 빗물 샌 수리온 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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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보완없이 전력화 재개”… 장명진 방사청장 등 수사 의뢰

첫 한국형 헬기 사업으로 총 1조2000여억 원을 들여 개발한 수리온이 비행 안전에 치명적인 엔진 및 기체 설계 결함 등이 있으며, 심지어 기체 내부로 빗물이 유입되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이 이 같은 결함이 시정되지 않았는데도 지난해 12월 수리온의 전력화 재개를 전격 결정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장명진 방위사업청장과 이상명 한국형헬기사업단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16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5년 발생한 3차례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결빙 현상에 대한 성능 검사 결과 101개 항목 중 29개 항목이 기준에 미달했다는 결과에 따라 지난해 8월 양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제조사 측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보완하겠다는 후속 조치 계획을 제출하자 방위사업청이 전력화가 시급하다는 이유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군본부 등 관련기관의 전력화 재개 동의를 서둘러 유도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수리온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개발에 착수해 2012년 12월부터 60여 대가 실전 배치된 뒤 잦은 사고로 논란을 일으켰다. 방위사업청이 수리온 양산 재개를 결정한 또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방사청 관계자들은 감사원에서 “헬기 노후화와 전력 공백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진술했지만 구체적인 재개 사유에 대해선 입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1월 취임한 장 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학 동기동창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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