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이젠 대륙 호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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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중국 상하이서 새 도전… 연봉은 터키서 받던 금액 넘을듯
中리그, 정부 지원 아래 급성장… 스폰서 몰려 구단 재정도 탄탄

배구 여제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김연경(29·사진)이 6년간 뛰던 터키 페네르바흐체를 떠나 중국 상하이 여자배구단으로 이적했다.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인스포코리아는 30일 “김연경이 역대 중국 리그 최고 조건으로 1년간 상하이 여자배구단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김연경의 연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지난 시즌 터키 리그에서 받은 금액(추정치 120만 유로·약 15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 4개월 동안 일본, 터키, 중국 구단들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내린 김연경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강조해온 ‘국가대표팀 일정과 스케줄이 잘 맞는 리그’라는 조건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듣는 터키 리그에서 유럽배구연맹(CEV) 여자 챔피언스리그(2011∼2012시즌), 터키 리그(2014∼2015, 2016∼2017시즌) 등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연경에게 올림픽 메달은 선수 생활 중 이뤄야 할 마지막 염원 같은 목표다. 2012년 런던 올림픽(4위) 당시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고도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3, 4위 결정전에서도 패해 메달을 놓쳤던 김연경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강 탈락)에서도 주장을 맡아가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5월 초 종료되는) 유럽 리그에 비해 중국은 3월 중순 리그 일정이 마무리돼 어느 정도 휴식 확보가 가능하다. 체력 관리는 물론이고 국가대표 활동에도 좋은 컨디션으로 충분히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리그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도전의식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중국 여자대표팀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현재 중국에서는 국가 차원의 배구 붐이 조성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현재 남녀 각각 12개 팀을 16개까지 늘리고 김연경과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을 영입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부 주도 아래 기업들이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배구단 재정도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연경이 새로 몸담는 상하이 여자배구단은 1996∼1997시즌부터 5시즌 연속 우승을 맛봤지만 이후 톈진 등에 밀려 16시즌 동안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연경으로선 한국, 일본, 터키에 이어 네 번째 리그다. 애초 페네르바흐체에서 2년 계약을 제안받았던 김연경은 상하이 여자배구단과 1년 계약을 전제로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포코리아 관계자는 “2017∼2018시즌 이후 좀 더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잠시 쉬어가는 정거장이 아니라 배구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겠다는 의미였다.

김연경은 다음 달 3일 태국에서 열리는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 출전을 위해 31일 출국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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