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조석·이말년… 웹툰 작가들이 사는 법

◇우리 시대 웹툰작가들의 생존기/박인찬 지음/380쪽·1만8000원·다할미디어

Q. 독자들의 점수가 낮아서 심적으로 타격받거나 힘들지 않나요?

A: 전혀요. 예를 들어 농구장에서 선수가 경기할 때 관중의 응원에 힘을 받아서 경기가 잘됐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는 그 선수의 실력이 경기를 좌지우지한다고 봐요. (…) 박수 받고 싶으면 차라리 슈퍼스타K에 나가는 것이 좋지요.(웹툰 작가 ‘해츨링’)

웹툰 전성시대다. 작가 이말년, 윤태호, 조석, 기안84…. 웹툰 작가들은 연예인 못지않게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굳이 웹툰을 찾아보지 않더라도, 웹툰이 원작인 영화와 드라마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책은 작가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웹툰 작가 24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대학을 갓 졸업한 웹툰 작가부터 출판만화 경력을 가진 베테랑 작가, 별자리 인문학을 공부한 작가까지…. 저자는 웹툰 작가를 지망하거나 웹툰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작가의 ‘뒷이야기’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웹툰이 드라마화하면 웹툰 작가도 참여하는지’ ‘악성 댓글에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같은 일반 독자가 가질 법한 호기심에 대한 답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불안한가’ ‘작업 툴은 어떤 걸로 쓰나’ 같은 웹툰 지망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질문과 답변까지 폭넓게 담겼다.

그렇다고 웹툰 작가 지망생들에게나 흥미로울 법한 이야기는 아니다. 힘든 시기를 거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웹툰 작가가 되기까지 한 인간의 고군분투도 녹아 있다. 오영석 작가의 “성실함은 나에게 다음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종범 작가의 “작가는 만화만 그려서는 안 된다. 다른 인생을 즐겨라” 등의 조언은 누구나 귀담아들을 만하다.

작가는 지난해 6월 애니메이션 제작 툴 툰붐사의 ‘하모니’를 이용한 웹툰 그리기 및 애니메이션 제작을 설명한 ‘나도 웹툰 작가가 될 수 있다’를 출간했다. 현재 페이스북 ‘하모니로 웹툰 만들기’ 페이지에서 웹툰 작가 지망생을 위해 현업에서 활동 중인 엡툰 작가들의 인터뷰를 연재 중이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