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김종인 대선출마 “정파·인물 아우르는 통합정부의 최고 조정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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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5일 11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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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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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77)는 5일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 대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위기돌파 통합정부’를 보여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정당 추천 없이 출마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 바로 그 통합조정의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며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그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를 겨냥해 “위기 상황을 수습할 대통령을 뽑는 것인데 지난 세월이 모두 적폐라면서 과거를 파헤치자는 후보가 스스로 대세라고 주장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잠깐 실수로 잘못 읽었다고 하기엔 너무도 심각한 결함”이라며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라며 문 후보를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서도 “이미 망해서 과거가 된 정권을 두고 정권을 교체하자는 집단이 판단력이 있는 사람들인가”라며 “과거 집권했던 5년간 국민 사이에 미움을 키운 것 이외엔 별로 한 일이 없는 사람들이 지금 이 마당에 적폐청산을 주장하면 국민에게 뭘 해주겠다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또 다른 후보는 어떻게 집권할지도 모르면서 여하튼 혼자서 해보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힘을 합쳐보겠다는 유능과 혼자 하겠다는 무능의 대결”이라며 “무능한 사람이 나라를 맡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각 정파의 유능한 인물들이 힘을 모으는 통합정부가 답”이라며 “소임을 위해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저에게 힘을 주시면 대통령은 권력자가 아닌 조정자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역량을 모두 모으는 정치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 나선 각 당의 후보들이 서로 힘을 모아 나라를 꾸려가도록 국민께서 격려해주셔야 한다. 통합정부를 밀어주셔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적폐 중의 적폐, 제1의 적폐인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제 정말 끝내야 한다”며 “3년 뒤인 2020년 5월에는 다음 세대 인물들이 끌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 제7공화국을 열겠다”며 임기 단축 공약을 내세웠다.

또 “차기 정부는 통합정부의 정신으로 연대하는 정부여서 어떤 개혁조치도 가능한 국회 의석이 모일 것”이라며 “실제 수많은 개혁입법이 말만 무성한 게 아니라 제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김종인 대선 출마 선언문 전문▼

통합정부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선을 34일 앞둔 오늘 저는 더는 피할 수 없다는 사명감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겨울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촛불 집회에 참석한 엄마는 무엇을 위해 나온 것입니까.

권력자를 내쫓고 또 다른 권력자를 만들러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내 아이가 살아갈 좋은 나라를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여건에서 좋은 나라를 만드는 일은 대통령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나라의 정치역량을 총동원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정당 추천 없이 출마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합니다. 바로 그 통합조정의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위기돌파 통합정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의 출마와 선거운동은 통합정부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5월9일 당선과 동시에 나라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위기는 우리 턱밑에 와 있습니다.

지난 6개월간 우리는 자신이 무능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대통령을 탄핵하고 처벌받게 하려고 너무도 많은 것을 희생했습니다.

그 사이에 우리 곁에는 큰 안보위기, 경제위기가 다가와 있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곧 핵실험도 할 태세입니다.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우리 주변에 배치하고,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무지막지한 힘으로 우리를 협박하고 있습니다.

국제 금리와 환율이 요동치고, 가계부채는 언제 폭발할지 모릅니다.

이런 위기 상황을 수습할 대통령을 뽑는 것인데, 지난 세월이 모두 적폐라면서 과거를 파헤치자는 후보가 스스로 대세라고 주장합니다.

또 다른 후보는 어떻게 집권할지도 모르면서 여하튼 혼자서 해보겠다고 합니다.

국민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눈앞에 다가오는 위기를 앞장서 헤쳐갈 수 있는 사람도 방법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번 대선은 힘을 합쳐보겠다는 有能과 혼자 하겠다는 無能의 대결입니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갈리는 분기점입니다.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를 개척할 통합정부와 과거청산에 매달릴 이념세력 사이의 선택이 국민 앞에 놓여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국가는 아무나 경영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3D프린터’를 ‘삼디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잠깐 실수로 잘못 읽었다고 하기엔 너무도 심각한 결함입니다.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난 몇 달 동안 고통스럽게 지켜본 일입니다.
무능한 사람이 나라를 맡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각 정파의 유능한 인물들이 힘을 모으는 통합정부가 답입니다.

이번 대선에 나선 각 당의 후보들이 서로 힘을 모아 나라를 꾸려가도록 국민들께서 격려해주셔야 합니다.

통합정부를 밀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습니다.

그 소임을 위해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저에게 힘을 주시면 대통령은 권력자가 아닌 조정자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역량을 모두 모으는 정치는 현실이 될 것입니다.

정권 인수 준비 기간이 없는 다음 정부는 선거 과정에서부터 정부의 진용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통합정부를 만들어가는 길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입니다.

이번 탄핵 대선이 헌정사에 전례 없는 일인 만큼, 그 양상도 전례 없는 방식으로 전개될 거라고 봅니다.

선거과정에서 집권과 동시에 즉각 일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통합정부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지만 이미 많은 유럽 국가들이 택하고 있는 제도이고 효과가 검증된 선진정치입니다.

저는 통합정부의 길을 통해서 나라를 신속하게 안정시키고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를 새롭게 하면서 개혁 중의 개혁 헌법개정을 완수하겠습니다.

삼년 뒤인 2020년 5월에는 다음 세대 인물들이 끌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 제 7 공화국을 열겠습니다.

○차기정부의 개혁은 단호하고 신속할 것입니다.

5월9일 이후 새 정부는 이 땅에 전쟁이 발생할 소지를 없애는 일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한미동맹을 확고하게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중국을 설득하겠습니다. 한일관계도 정상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평화가 담보됩니다.

북한에게는 분명한 입장을 취할 것입니다. 미사일 발사엔 보상이 없고, 핵실험은 정권의 명을 재촉할 뿐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을 건너뛰어서 미국과 통하는 길은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할 것입니다.

경제 불안을 잠재우는 것은 시장에 대한 믿음입니다. 유능한 경제전문가 정부가 탄생하는 것 자체가 경제안정입니다. 금리와 환율은 진정국면을 맞을 것입니다.

신속한 경제민주화 조치는 재벌기업들이 더 이상 권력의 특혜를 기대하지 않도록 해서 스스로 자유로워지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투자와 일자리 만들기에 자발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당면한 위기돌파는 개혁과 개헌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30년 전 우리는 직선 대통령의 시대를 기쁘게 맞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여섯 명의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친인척이 구속되거나 자신이 구속됐습니다.
나라를 파탄에 빠뜨리거나 심지어 자살하고, 탄핵 파면됐습니다.

이건 명백히 제도의 문제입니다. 사람의 문제라면 어떻게 6번 연속으로 실패하겠습니까.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 같은 방법을 쓰는 것은 바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적폐 중의 적폐, 제1의 적폐인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제 정말 끝내야 합니다.

전직 대통령과 함께 ‘제왕적 대통령제’도 감옥에 갔습니다.
제도를 땅에 묻어야 합니다.

그래야 재벌이 비선실세를 경유해 돈으로 특혜를 사러 다니는 일을 멈추게 됩니다. 그래야 일자리가 만들어집니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사라져야 언론과 검찰이 제 자리를 찾습니다. 그래야 편향보도와 정치수사의 논란이 종식되고 시민의 권리가 살아납니다.

차기 정부는 통합정부의 정신으로 연대하는 정부여서 어떤 개혁조치도 가능한 국회 의석이 모아질 것입니다.

실제 수많은 개혁입법이 말만 무성한 게 아니라 제대로 실현될 것입니다.

○정치구호가 해결해주는 일은 없습니다.

정권교체, 시대교체, 세대교체 같은 구호가 난무합니다.
교체는 교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정의란 단어를 팔고 청산을 외치는 적개심 정치로 우리 앞에 있는 수많은 과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싸움만 크게 벌어지고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우리 미래를 갉아먹을 것입니다.

이미 망해서 과거가 된 정권을 두고 정권을 교체하자는 집단이 판단력이 있는 사람들입니까.

과거 집권했던 5년간 국민 사이에 미움을 키운 것 이외엔 별로 한 일이 없는 사람들이 지금 이 마당에 적폐청산을 주장하면 국민에게 뭘 해주겠다는 겁니까.

○업적이 차곡차곡 쌓이는 정부가 어떤 것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일인당 소득이 천 달러에 불과하던 40년 전,
국민의료보험제도를 설계하고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관철시킨 사람입니다.

미국인 중 3200만 명이 의료보험이 없이 살고 지금도 의료보험을 둘러싼 정쟁이 계속되고 있으니, 그 일이 어떤 의미인지 국민이 평가할 것입니다.

근로자 재산형성 저축(재형저축)을 만들었고 KTX와 인천공항, 서울외곽순환도로 같은 대형 인프라도 도입했습니다.

성과는 역량이 확인된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현재뿐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망가트립니다.

제가 통합정부의 리더가 돼서 해내겠습니다.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넘치고 자영업자는 세금에 쫓기지 않고 직장인은 해고의 불안에서 벗어난 나라. 그런 나라의 기틀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경제민주화, 개헌, 그리고 통합정부에 공감하는 세력이 뭉쳐야 합니다.

경제민주화는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개헌은 우리나라를 바꾸는 시작이자 결과입니다. 통합정부는 당면한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 세 가지 대의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활기가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6.25전쟁과 IMF. 이 땅의 백성들에게 피눈물을 안겼던 일들은 어쩌다 벌어진 것입니까.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나라밖의 사정에는 눈감고 권력다툼에 몰두한 결과였고, 그 고통은 모두 국민의 몫이었습니다.

국민여러분!

이제 대선은 34일 남았습니다. 저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34일 하루하루가 국민 여러분에게 다가가는 시간이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가는 시간입니다.

누가 어떻게 모여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제 말에 공감을 표시해주는 국민이 많으면 한 달 뒤에 위기를 돌파할 통합정부는 탄생합니다.

현실은 어렵지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다시 한 번 똘똘 뭉쳐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공정하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온 나라에 희망이 샘솟고 경제는 활기를 되찾고 나라는 부강해질 것입니다.

저 김종인이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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