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5… 후보공약-경선판세 분석

문병기기자 , 신진우기자 입력 2017-03-25 03:00수정 2017-03-2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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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대선 D-45… 한국정책학회, 후보 공약 평가

조기 대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왔다. 연이은 북한의 도발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대선 주자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북한 핵문제 대책 등에 대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고용절벽에 신음하고 있는 경제해법도 대선의 핵심 쟁점이다. 동아일보는 한국정책학회와 함께 대선주자들이 내놓은 외교·안보, 경제·산업, 정부조직개편 등 각종 공약을 평가했다.

● 文 “사드배치 국회 동의” 주장… 국내 갈등 장기화 우려

[외교-안보 분야]
안희정 “1개 포대 배치 문서화”… 이재명 “한미FTA 재협상 반대”
美 설득할 방안 없어 구호 그쳐… 사병월급 인상, 재원대책은 빠져


주요 대선 주자들의 외교·안보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표심에만 초점을 맞춘 ‘안보 포퓰리즘’에 치우쳐 미국과 중국을 설득할 구체적인 방안은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대선 주자들이 선명성만 강조해 설익은 공약을 남발하면 오히려 우리 외교가 난맥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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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정책학회가 동아일보·채널A,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원으로 발표한 ‘대선 정책 공약 평가’에 따르면 북핵 해결, 4강 외교 등 외교·안보 공약 가운데 상당수는 실현 계획이나 재원 마련 방안 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대상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이 포함됐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대선 주자들의 공약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분야다. 문 전 대표는 중국에 대한 외교적 설득을 위해 사드 배치 결정을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공약의 비전은 높게 평가했지만 구체성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평가단은 “한국이 주도해 미중을 협상으로 끌어올 만한 유인책이 불명확하다”며 “국회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공약은 국내 갈등을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한미 공동으로 “대(對)북한용 1개 사드 포대만 배치한다”는 내용을 문서화해 중국의 우려를 해소시키자는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이 공동 문서 작성에 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한 이 시장과 사드 추가 배치를 제안한 유 의원에 대해선 “국내외 반발을 해소할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자칫 미중 안보 경쟁에 한반도가 말려들어 북핵 문제가 극심한 답보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주한미군 방위비 재협상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에 대한 공약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미 FTA 재협상 반대, 방위비 축소를 공약으로 제시한 이 시장을 제외한 대선 주자들은 ‘원칙에 따른 당당한 외교’를 강조했지만 실질적인 협상 비전은 없는 ‘구호성 공약’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국방 분야에선 문 전 대표와 이 시장, 심 대표가 군복무 기간 단축 공약을 제시했다. 또 문 전 대표와 심 대표는 각각 사병 월급을 최저 임금의 50%와 40%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재원 마련 대책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평가단은 “자주국방을 표방하면서도 복무 기간 단축을 추진하는 것은 안보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모 한국정책학회 회장은 “참신한 공약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불확실한 공약이 많았다”며 “연대와 협치가 필요한 정치 상황을 고려해 공약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공공부문 일자리 대폭 확대’ 공약, 정부부채-기업 부담만 늘릴 위험

[일자리-경제 분야]
순환출자 금지 등 고강도 공약 많아… 4차산업 연계 방안 거의 안 보여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공약을 쏟아 내고 있는 일자리 분야는 이번 대선의 핫이슈다. 그러나 보여 주기 식 단기 처방에 그치고 있다고 한국정책학회 공약평가단은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공공부문 주도형 일자리 창출 공약을 내놨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50만 개 창출을 약속했으며 이 시장은 공공부문 일자리 30만 개와 불법 연장 근로 방지로 민간에서 6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평가단은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면 정부 부채가 증가하고, 이는 민간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매력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경제 성장 없는 공공 일자리 확대는 민간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했다.

민간 창업 분야에 문 전 대표는 신산업 규제 개혁,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혁신 기반 창업 지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벤처캐피털 설립 요건 완화 등 창업 활성화 제도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평가단은 창업과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봤지만 실효성을 높이려면 좀 더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등과 연계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반영한 일자리 창출 공약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많았다. 성장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이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재벌 개혁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 등 경영 참여 확대, 안 지사는 순환 출자 금지를 약속하는 등 대부분의 대선 주자들이 강도 높은 공약을 내놨다. 이 시장은 재벌 해체,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계열 분리 명령 제도 도입 등 수위가 높은 공약을 제시했다.

● 안철수 “교육부 폐지”… 심상정 “과학기술부 부활”

[정부조직 개편]

조기 대선을 통해 들어서는 차기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즉각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한국정책학회의 공약평가단은 “대선 주자들이 국내외적인 위기에 대응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정부 조직 개편 방향부터 시급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조직 개편을 두고 대선 주자들이 손에 쥔 ‘뜨거운 감자’는 교육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교육부가 대학만 전담하도록 축소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아예 교육부 폐지를 주장했다. 대신 교사, 학부모, 정치권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평가단은 “교육 제도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학제 개편 등과 연동해 10년 뒤를 내다보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총괄했던 미래창조과학부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과학기술부 부활을, 민주당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부총리급 과학기술부 신설을 내걸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미래부를 산업 관련 부처와 통합해 과학기술 및 산업 정책을 융합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미래부 수술’을 무리하게 추진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평가단은 “조직 개편은 구체적인 국정 철학이나 목표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치적 이유로 개편하면 개악(改惡)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 밖에 △안 전 대표의 창업중소기업부 신설 △심 대표의 노동 관련 부처 부총리급 격상 △유 의원의 여성가족부 폐지 등이 평가단으로부터 눈에 띄는 공약으로 꼽혔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대선#공약#경선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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