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 사전투표 유출, 누가 ‘공정 경선’ 인정하겠나

동아일보 입력 2017-03-24 00:00수정 2017-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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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경선 사전투표 결과로 추정되는 자료가 유출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2일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사전 현장투표에 214만여 명의 선거인단 중 5만여 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는 네 곳의 권역별 경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개돼선 안 되는데, 투표가 끝나자마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후보별 득표 결과라고 정리된 자료가 떠돌았다. 가뜩이나 서로를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말라며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유출 사건까지 터지자 “이래서야 누가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포된 자료는 문재인 전 대표의 득표가 절반을 넘었다는 내용이다. 당장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에선 “문재인 캠프가 대세론을 퍼뜨리려고 개입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진상 조사에 나서기로 했지만 예정된 경선 일정은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자료 유출은 투표소 250곳에 배치된 캠프별 참관인 1000명 중 일부가 캠프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당 선관위는 보고 있다. 문재인 캠프 측도 “불가피하게 유출될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처음부터 지켜지기 어려운 룰이었다는 얘기인데,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모바일 투표와 순회경선 투표에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당 경선이다. 국민의당은 내일부터 사전에 등록한 선거인단도 없이 현장투표 방식으로 전국 순회경선을 실시한다. 신분증을 가진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현장에서 투표할 수 있다. 서버를 연동해 한 사람이 여러 투표소를 돌아다니는 중복 투표는 방지하겠다지만 다른 사람 이름으로 하는 대리 투표는 방지할 수 없다. 결국 민주당 경선투표 결과 유출은 예견된 사고였고, 국민의당은 사고가 나도 어쩔 수 없다고 실토하는 셈이다. 촉박한 조기 대선 일정에 쫓겨 현실적 관리 능력도 없으면서 흥행 욕심에 무리하게 룰을 만든 결과다. 국민도 경선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정당이 나라 운영은 어떻게 할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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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경선#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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