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향수 불러일으키는 음식은 짜장면?

박희제기자 입력 2017-03-24 03:00수정 2017-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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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냉면-삼치구이 등… 인천 ‘소울푸드’ 10개 선정
음식 토크콘서트 ‘수요다과회…’… 인천시립박물관서 매달 열려
2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컴팩스마트시티에서 열릴 인천 소울 푸드 토크콘서트의 첫 주제로 선정된 설렁탕 음식점 삼강옥(첫번째 사진). 1946년 개업한 삼강옥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2, 3대 주인의 1960년대 모습.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미국 뉴욕 시 흑인 밀집지역인 할렘의 뒷골목 식당들은 버펄로 윙, 미국식 족발인 콜라그린 같은 소울푸드(soul food·솔푸드)를 팔고 있다. 소울푸드는 미국 남부지방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흑인들이 고향 아프리카를 그리워하며 먹던 음식이다. 인천에도 근대 개항기, 산업화 시절 만들어진 음식 중에서 소울푸드처럼 명맥을 잇고 있는 품목이 적지 않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인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천 소울푸드’ 10개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인천시민들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인천 태생의 짜장면, 해장국, 냉면, 삼치구이 등을 인천 대표음식으로 뽑았다.

도시 역사를 전시하는 인천시립박물관 산하 컴팩스마트시티(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는 29일부터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후 7시 인천 대표 음식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 ‘수요다과회―인천 사람의 소울푸드’를 연다.

29일 첫 토크콘서트에서는 1946년부터 한자리에서 3대째 하고 있는 중구 경동 ‘삼강옥’ 설렁탕이 소개된다. 삼강옥의 최장기 단골로 꼽히는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80)과 삼강옥 2대 주인 김주숙 씨(81)가 이야기 손님으로 무대에 오른다. 1946년 문을 연 삼강옥은 인근 배다리 청과물시장 상인과 고객에게 담백한 설렁탕을 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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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통의 식당은 창업주, 공군 영관급으로 전역한 아들과 며느리 김 씨, 손자로 3대째 가업이 이어지고 있다. 배구선수 출신으로 인천지역 여성단체 대표를 지낸 며느리 김 씨가 40년 전부터 삼강옥을 이끌고 있다.

김 씨는 음식점 경영을 꺼렸으나 일본을 견학했을 때 수백 년 된 노포(老鋪) 음식점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단골 지 이사장은 “전통 방식으로 우려낸 맑은 설렁탕 국물이 유명하지만 우설(牛舌) 수육도 인기 메뉴였다”고 전했다.

다음 달 26일 토크콘서트 2회의 주제는 1910년대 문을 연 중구 신포동 ‘진흥각’ 짜장면이다. 이야기 손님으로 나올 조우성 인천시립박물관장(69)은 자신의 아버지에 이어 아들과도 이곳에서 짜장면을 먹은 ‘가족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조 관장은 “해외에서 유학하던 아들이 진흥각 짜장면을 가장 먹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인천 소울푸드인 함박스테이크(햄버그스테이크)를 만드는 ‘국제경양식’은 인천 지역 자생적 패밀리레스토랑 1호로 꼽힌다. 1972년 중구 중앙동에서 ‘스낵하우스’로 출발한 국제경양식은 1976년 현재 이름으로 바꾼 뒤 신포동, 신흥동을 거쳐 4년 전부터 송도국제도시에서 영업하고 있다. 미군부대 장교식당에서 서양요리를 배운 조리사와 그의 처남 최동식 씨(61)가 방부제와 향신료를 넣지 않은 빵을 매일 구워 함박스테이크, 돈가스 메뉴와 함께 내놓는다. 40년 넘게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최 씨는 “전문대 호텔조리학과를 나온 아들이 유명 호텔 조리사로 근무하다 몇 년 전부터 주방에서 일하고 있다. 진심이 통하는 단골손님이 많은 만큼 손자에게 가업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 1972년 국수를 생산하던 광신제면 직원의 실수로 탄생한 쫄면과 1966년 경인전철 동인천역(당시 미개통) 근처 밥집에서 부두 하역노동자들이 즐겨 먹던 삼치구이, 1985년 중구 신포동 신포시장에서 선을 보인 이후 인천 대표명물로 떠오른 ‘신포 닭강정’ 등도 인천 소울푸드로 꼽혔다.

컴팩스마트시티는 27일까지 토크콘서트 참가자 30명을 홈페이지(compact.incheon.go.kr)에서 선착순 모집한다. 내년엔 음식, 공예, 생활용품처럼 종류와 상관없이 한 품목을 30년 넘게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인물, 점포를 발굴해 토크콘서트에 내세울 계획이다. 032-850-6026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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