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 휘청거린다” 이란 최고지도자, 로하니 대통령 정면 비판

카이로=조동주특파원 입력 2017-03-21 21:54수정 2017-03-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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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란력(曆)으로 새해 명절을 맞아 발표한 연설에서 국가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며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국제사회와의 핵 협상 타결로 경제재제가 해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경제 상황이 신통치 않자 로하니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하메네이는 새해 명절 노루즈를 맞은 20일(현지 시간) 국영TV 녹화 연설에서 “고물가와 실업, 불평등으로 인한 빈자와 저소득층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나와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올해 실업률은 12.4%로 작년 대비 1.4%포인트 높아졌다. 인구 8000만 명 중 320만 명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연설은 이달 초 최고지도자 선출 기구인 국가지도자운영회의의 아야톨라 아마드 자나티 의장 등 강경보수파 정치인들이 잇따라 로하니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혹독하게 비판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메네이는 작년 노루즈 연설 당시엔 핵 협상 타결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로하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었다.

로하니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핵 협상 타결 이후)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졌고 일자리도 늘었다”며 “최근 25년간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란 물가상승률은 2013년 40%에 이르렀지만 올해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국내총생산(GDP)이 7.4% 성장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지만 수출 관련 제재가 해제된 석유 분야를 빼고는 GDP 성장이 0.9%에 그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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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인 로하니는 2013년 대통령 선거에서 5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고 핵 협상 타결로 지난해 지지율이 더 올라 재선이 확실시됐다. 하지만 5월 대선을 앞두고 기대 이하의 경제성장 결과가 나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미 감정이 번지면서 강경보수파의 목소리에 부닥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하메네이의 비판까지 겹쳐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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