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썰매 위해 태평양 건너온 여인

이헌재 기자 , 이종석기자 입력 2017-03-17 03:00수정 2017-03-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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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타계 ‘한국 봅슬레이 아버지’ 로이드 대표팀코치 부인 고드프리씨
“남편 옛 제자들 격려하고 싶었죠”… 월드컵 앞두고 현장서 조용한 응원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2016∼2017시즌 8차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출발장. 연습 레이스를 준비 중인 각국 참가 선수들 사이로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재킷을 입은 금발의 외국인 중년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열리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봅슬레이 1진 국가대표팀에는 귀화 선수도, 외국인 여성 지도자도 없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대표팀 재킷을 입고 국가대표 선수들의 연습 레이스를 조용히 지켜본 이 여성은 지난해 1월 눈을 감은 맬컴 데니스 로이드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주행코치의 아내 지니 고드프리 씨였다.

고드프리 씨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캐나다에서 14일 날아왔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사실상 시즌이 마무리돼 현장에서 직접 응원하기 위해서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올림픽이 열릴) 평창에 직접 와 보니 좋은 공간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고드프리 씨와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간의 만남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남편이 세상을 뜬 직후인 지난해 1월 2015∼2016시즌 5차 월드컵 대회 장소인 캐나다 휘슬러를 직접 찾았다. 남편이 지도했던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국가대표 원윤종과 서영우에게 유훈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남편의 뜻을 담은 메달을 두 선수에게 건넸는데 앞면에는 ‘모든 레이스를 너희와 함께 하겠다. 금메달을 향해 가라’는 내용을, 뒷면에는 ‘내가 가르친 것을 기억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이 대회에서 원윤종-서영우 조는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정상에 오른 뒤 고드프리 씨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기도 했다.

암으로 숨을 거둔 로이드 코치는 ‘한국 봅슬레이의 아버지’로 불렸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영국 봅슬레이 대표로 올림픽에 4번이나 출전했다. 캐나다와 러시아 등 7개국에서 32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며 코치로도 8차례나 올림픽 무대를 밟은 그는 봅슬레이 불모지였던 한국을 내년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릴 정도의 썰매 강국으로 변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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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을 만난 고드프리 씨가 아주 반가워하고, 선수들도 힘을 많이 얻고 있다”며 “고드프리 씨는 ‘평창 올림픽 때 꼭 다시 와보고 싶다’고 하더라. 내년 올림픽 때 초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고드프리 씨는 이번 대회가 끝난 다음 날인 20일 캐나다로 돌아간다.
 
평창=이헌재 uni@donga.com·이종석 기자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2016∼2017시즌 8차 월드컵#한국 봅슬레이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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