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방송사고’ 켈리 교수 “방문 안잠근 건 결정적 실수”

민병선기자 , 파리=동정민특파원 입력 2017-03-15 09:23수정 2017-03-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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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가 등장하는 순간 아 이제 진짜 끝났구나 싶었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일인 10일 영국 BBC와 화상전화 생중계 인터뷰를 하다가 두 아이가 등장하는 방송 사고가 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가 당시 상황을 털어놓았다.

켈리 교수는 14일 월스트리트저널과 BBC 인터뷰에서 “내가 인터뷰를 하기 전 방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고 털어놓았다.

켈리 교수가 BBC와 화상 인터뷰를 하던 당시 두 아이와 부인 김정아 씨는 거실에서 TV로 BBC를 보고 있었다. 김 씨는 켈리 교수가 자신의 인터뷰를 나중에 볼 수 있도록 휴대폰으로 TV 화면을 녹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문제의 시작은 4살짜리 첫째 딸 마리옹이 TV에서 아빠가 나오자 신기해하며 방 안에 있는 아빠를 찾으러 들어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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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교수는 “마리옹이 방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화상 화면에서 딸의 얼굴을 봤어요”라며 “그 날 학교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와 기분이 좋은 마리옹이 깡충깡충 뛰어다녔지요”라고 말했다. 마리옹은 당시 두 팔을 흔들며 춤을 추며 방에 들어왔다. 그는 “딸을 화면에서 안 보이게 하려고 팔로 밀어내는 순간 8개월 된 아들 제임스가 보행기를 타고 들어오는 모습을 봤어요, 끝났다 싶었죠”라고 말했다. 그는 “BBC가 방송 사고를 알고 다른 화면으로 덮거나 앵글을 더 좁혀 나만 나오게 할 줄 알았는데 안 그랬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부인 김 씨는 첫째 아이가 들어왔을 때만 해도 상황을 알지 못했다. 실제 방 안에 벌어진 일이 TV로 나오기 까지는 약간의 딜레이가 있기 때문. 그러나 잠시 후 사고가 터진 걸 알게 됐고 방으로 뛰어들어가 놀라는 마음에 아이를 데려나왔다.

켈리 교수는 방송 후 BBC에 즉각 사과했다. 15분 후 BBC로부터 인터뷰 동영상 클립을 인터넷에 올려도 되는지 문의를 받았다. 켈리 부부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우리 아이를 보고 웃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 같아서 거절했지만 결국 우리도 일반적인 가족이고 그런 모습이 반영됐다는 생각에 허락했다”고 밝혔다. 그 동영상은 페이스북에서 8400만 회 넘게 조회됐고 우루과이 나이지리아에서도 방송될 정도로 국제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언론의 연락이 넘쳐나 켈리 교수는 휴대폰을 비행모드로 해놓고 주말을 보냈다.

이 방송이 나간 후 일부 외신에서는 두 아이를 데려나가는 김 씨가 ‘유모’라는 오보를 내 ‘한국 여성 비하’ 논란을 낳기도 했다. 켈리 교수는 “솔직히 별로 유쾌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김 씨는 “나는 더 이상 그걸로 논쟁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유모가 아니다. 그걸로 된 거다. 그냥 웃고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일각에서 “책상 밑에 가려진 하의로 잠옷을 입고 있어서 당시 아이를 적극적으로 데려나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 웃으며 “그 때도 바지를 입고 있었다”며 다리를 올려 하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하의로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두 아이는 14일 BBC 화상전화 인터뷰 내내 책상 밑을 기어다니고 입에 장난감을 무는 등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모습을 여전히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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