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반 황제’로 가는 필살기… ‘4회전 점프’ 전쟁 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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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J피겨선수권 참가 차준환
횟수 2번으로 늘려 우승 도전… 캐나다서 강훈 완성도 높여
시니어 정상급 하뉴-천 등은 4∼5차례 하며 기본점수 늘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기대주 차준환은 15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메달 획득을 노린다. 그는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난도 높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두 번 선보일 계획이다. 동아일보DB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기대주 차준환은 15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메달 획득을 노린다. 그는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난도 높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두 번 선보일 계획이다. 동아일보DB
신무기를 장착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기대주 차준환(16·휘문고)이 한국 피겨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15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메달 획득을 노린다.

한국은 이 대회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은퇴)가 2006년에 금메달을 땄지만 남자 싱글에서는 메달이 없었다. 이번 시즌 ISU 주니어 그랑프리 3, 7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니어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차준환은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처음으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두 번 시도할 예정이다.

차준환은 이전까지는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를 한 번만 했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과제로 4회전 살코-2회전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1.8점)를, 여섯 번째 과제로 4회전 살코(기본 점수 10.5점)를 뛴다. 주니어 선수 역대 2위 점수(239.47점)를 보유한 차준환의 라이벌은 역대 최고점(240.07점) 보유자인 드미트리 알리예프(18·러시아)다.

알리예프는 이번 대회에서 4회전 점프를 한 번만 할 예정이다. 차준환이 두 번의 4회전 점프를 성공할 경우 우승에 더욱 근접하게 된다.

차준환이 고난도 4회전 점프 횟수를 늘린 것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과 시니어 무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본격적인 ‘4회전 점프 전쟁’에 뛰어들려는 것이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세계 1위 하뉴 유즈루(23·일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루프(기본 점수 12점) 등 4회전 점프를 네 차례 한다. 2월 강릉에서 열린 ISU 4대륙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네이선 천(18·미국)은 4회전 러츠(기본 점수 13.6점) 등 5번의 4회전 점프를 했다.

시니어 무대 데뷔를 앞두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차준환은 캐나다 토론토의 크리켓 스케이팅 앤드 컬링 클럽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4회전 점프의 완성도를 높였다. 미국의 과학 전문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따르면 피겨 선수들의 체공 시간은 최대 0.7초 정도다. 짧은 시간 동안 네 바퀴를 돌기 위해 차준환 등 피겨 선수들은 도약력과 회전력을 높이는 훈련에 집중한다.

차준환은 한때 점프 직전 속도가 떨어지며 점프 성공률도 낮아져 마음고생을 했다. 그는 “실수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점프 전에) 스피드를 줄이는 나쁜 습관이 생겨 캐나다에서 이를 고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송주호 한국스포츠개발원 책임연구위원은 “점프 직전 속도가 빠를수록 비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4회전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몸을 회전시키는 비결은 선수들의 자세에 있다. 도약 시 회전력은 머리와 발끝을 잇는 신체 회전축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 회전축을 중심으로 회전할 때 팔다리를 최대한 바깥쪽으로 뻗을수록 회전력이 커진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점프 직전에 팔과 다리를 몸 바깥쪽으로 최대한 펼친다. 반면 공중에서는 팔을 재빨리 몸에 밀착시키는 훈련을 반복한다.

송 연구위원은 “팔을 회전축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면서 동시에 회전 반경을 줄여 회전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차준환은 피겨 점프에 최적화된 마른 체형(174cm, 55kg)까지 갖춰 성공적으로 4회전 점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에서 하루 12시간의 맹훈련을 소화한 차준환은 4∼5시간을 빙판 훈련이 아닌 지상 훈련에 투자해 민첩성과 체력을 키웠다.

차준환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 관계자는 “지상 훈련 때는 계단을 뛰어오르는 등 하체 근력을 키우고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키운다. 체력 강화를 위해 식단은 주로 육류로 구성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차준환#세계 j피겨선수권#은반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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