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가 임명한 연방 검사 전원 물갈이

한기재기자 입력 2017-03-13 03:00수정 2017-10-1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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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명중 45명 사표 제출
유임 약속했던 바라라 검사장, 사퇴 거부하자 전격해고 통보
트럼프, 오바마 지우기 행보 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가의 보안관’으로 불린 프리트 바라라 뉴욕 남부연방지검 검사장을 해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검사 46명 중 45명이 10일 사임했고, 사표 제출을 거부한 바라라 검사는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와 면담한 자리에서 유임을 보장받았던 바라라 검사가 전격 해고된 것은 트럼프의 ‘오바마 지우기’ 강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라라 검사는 1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사임하지 않았다. 막 해고당했다(I was fired)”고 말했다. 같은 날 사무실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는 “설명할 필요도 없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슬픈 일”이라면서도 “비록 나는 해고당했지만 여러분은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명예로운 업무를 맡고 있다”고 격려했다. 바라라의 자리는 한국계 준 김(김준현) 부검사장이 대행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바라라 측이 마치 (예상치 못한) 채찍질을 맞은 것 같은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해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직접 유임을 보장받은 만큼 자리를 지킬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라라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검사장으로 임명한 후 당파를 가리지 않고 성역 없는 수사를 벌여 왔다. 월가의 내부거래 관습을 정조준해 80건 이상의 유죄 판결을 끌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측근을 뇌물 수수와 담합 입찰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우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민주당 소속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의 측근들에 대해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단체에 호의를 베풀었다는 혐의로 수사하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라라가 지금까지 기소한 뉴욕 지역 정치인 17명 중 10명이 민주당 소속이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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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자신의 정적에게도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바라라를 해임한 것은 세력 과시를 위한 승부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우리가 권력을 잡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백지상태’의 연방 검사진을 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관계 악화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바라라는 2007년 당시 법사위 감독소위원장이던 슈머의 선임 법률 자문을 맡았다. NYT는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당초 바라라를 유임시킨 것은 바라라와 가까운 (신임 상원 원내대표) 슈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행보였다”며 취임 후 민주당과의 관계가 악화된 트럼프가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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