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던 호랑이가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됐던 이대호(35)가 예상보다 빠른 12일 사직구장 롯데 팀 훈련에 바로 복귀했다. 이대호와 함께 대표로 나섰던 손아섭(29)도 같이 돌아왔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두 핵심타자에게 “조금 더 몸을 추스르고 합류해도 된다”고 권유했지만 지체 없이 합류했다.
이대호에게 2017년 WBC는 시련의 시간이었을 터다. 대표팀 4번타자로서 6일 이스라엘전 결정적 순간에 해결하지 못했다는 무거운 마음과 더불어 9일 대만전 때 헬멧에 사구를 맞는 등 몸까지 아팠다. 조 감독은 “큰 경기를 숱하게 치러본 이대호이지 않느냐?”고 신뢰를 보냈지만 내심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대표팀이 WBC 대회를 마친 직후, 조 감독은 이대호의 전화를 받았다. “다 괜찮으니 바로 합류하겠다”는 요지의 통화였다. 조 감독은 “그래도 (이)대호가 대표팀의 WBC 1라운드 탈락에 마음고생을 안 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도 팀을 먼저 생각하는 생각이 고마운 듯했다.
일단 괜찮은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롯데는 이대호의 두통 여부에 대해 다시 한번 정밀검진을 해볼 예정이다. 큰 문제가 없다면 이대호와 손아섭은 14일 사직 SK와 시범경기부터 실전투입이 된다. 조 감독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5이닝 정도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롯데의 시범경기는 마운드 보직 정리와 외국인선수 테스트가 필요한 시간이다. 가뜩이나 일본 오키나와 날씨가 좋지 않아 실전감각이 떨어진 상태다. 이 와중에 이대호와 손아섭의 심리적 내상이라는 돌발변수가 우려됐지만 현재로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