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의 SNS 민심]한국 추월한 중국의 사드 관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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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온라인상에서 한국어 ‘사드’와 중국어 ‘싸더(薩德·사드의 중국어 표기)’ 검색량은 어디가 더 많을까. 우리나라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인들의 관심도가 높고 한국어 사드 검색량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사드 배치 논란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한국어 사드 검색량이 훨씬 높았다. 하지만 최근엔 달라졌다. 중국어로 사드를 검색하는 빈도가 매우 높아졌고, 최근엔 한국어 사드 검색량을 추월했다.

중국인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최근 중국어 사드 검색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단지 중국 정부 차원의 외교적 사안에 그치지 않고 일반 중국인들에게도 주요한 관심 사안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내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이다. 일반인의 반한(反韓)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빈말이 아님을 온라인 트렌드는 보여주고 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우리 국민의 찬반 여론은 크게 변화가 없다.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더 우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군사적 긴장도를 강화할 수는 있지만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의 도발이 국민적 불안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찬반 여론은 변화가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졌다. 사드 배치 및 부지 논란이 컸던 지난해 여름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 최근을 비교할 때 ‘사드’와 함께 거론된 주요 연관어들을 비교하면 뚜렷한 변화가 확인된다.

지난여름의 사드 연관어들을 살펴보면 안보, 안전, 전자파, 성주, 경북 등의 단어들이 상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 중국, 보복, 롯데, 기업, 관광, 여행, 화장품 등의 단어들이 앞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엔 배치 지역을 어디로 할지와 함께 우리나라의 안보·안전과 관련된 측면에서 주로 논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과연 전자파 등 안전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지 등이 주로 얘기되었다.

지금은 경제적 측면이 매우 비중 있게 논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상위 연관어에 없던 경제 관련 단어가 많아진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이 감행되면서 롯데 등 한국 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여행객의 감소와 중국인에게 인기 있던 화장품 등 우리 상품들의 수출도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피해가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 정부는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대선으로 인해 논쟁만 더해 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사드는 주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가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대선 주자들이 단순히 찬반 입장 표명을 넘어 현재 나타나는 외교적, 경제적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 단계에 진입했다.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 방안을 내놓고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여러 주자가 내놓는 방안들이 경쟁의 과정에서 더욱 정교해지고 완결성이 높아진다면 이번 대선 과정이 사드 배치로 인한 문제들의 해결책을 발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사드#중국#중국 경제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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