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자유롭게 행동하려 탈당”… 反文결집 깃발 드나

한상준 기자 , 박성진 기자 입력 2017-03-08 03:00수정 2017-03-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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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8일 의원직 포기하고 민주당 탈당
의원직 마지막 행사 끝내고…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종인 전 대표가 7일 오후 모바일정치연합이 주최한 행사에서 강연을 마치고 국회 의원회관을 나서고 있다. 탈당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잃게 되는 김 전 대표는 “오늘이 의원직을 갖고 말씀드리는 마지막 날이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 내 개헌파 및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좌장 격인 김종인 전 대표가 8일 민주당을 공식 탈당한다. 진영, 최명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 4명도 후속 탈당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내 ‘탈당 러시’로 대선 정국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7일 기자들과 만나 “탈당할 것”이라며 “아무 일도 할 게 없으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한 강연에서도 “오늘이 의원직을 갖고 말씀드리는 마지막 날”이라고 했다. 탈당의 이유로 “탄핵 이후 정계 상황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으려고 떠난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가 탈당하면 비례대표 의원직은 심기준 최고위원이 승계하게 된다.

탈당 이유로는 “책임의식”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대표직 사퇴 요구에 직면했던 문재인 전 대표의 삼고초려로 입당했다. 이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4·13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 전 대표는 탈당을 만류하는 의원들에게 이 과정을 상기시키며 “내가 입당하지 않았다면 친문(친문재인) 세력은 사라졌을 텐데, 내가 친문 세력을 부활시키는 역할을 했으니 (탈당으로) 그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친문 진영이 당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치권의 이목은 김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쏠려 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문 전 대표와 대척점에 서서 개헌 등을 계기로 세력 결집을 시도할 것”이라며 “창당이 아닌 정치 결사체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문·비패권 세력 간 연대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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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표가 대선에 직접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김 전 대표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두고 봐야 알 일”이라며 여지를 뒀다. 한 중진 의원은 “탄핵 결정 후 ‘누가 정국을 운영할 능력이 있느냐’란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김 전 대표도 대선에서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탈당 소식에 민주당을 제외한 세 당은 곧바로 김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우리와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바른정당은 “친문과 친박(친박근혜)으로 대변되는 패권주의 행태를 근절하는 불쏘시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이날 “(다른) 당으로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동조 탈당’을 검토하는 한 의원도 “친박 색채가 강한 한국당은 연대 대상도 아니다”며 “바른정당과도 무턱대고 손잡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국회 의원회관 3층에서 기자들에게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을 시간에 문 전 대표는 의원회관 2층에서 노무현 정부 출신 관료들과 ‘경제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비문 진영의 한 의원은 “친문 진영이 휘청거리던 총선 전에는 경제 전문가라며 김 전 대표를 모셔오더니, 이제는 김 전 대표가 없어도 된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이어 김 전 대표까지 탈당하면서 문 전 대표의 ‘마이너스 정치’ 논란이 더 커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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