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 놓고 지자체-정부 갈등

조용휘기자 입력 2017-03-08 03:00수정 2017-03-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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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공모로 기장군 선정됐으나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 사업 중단
기장 군수, 건설 허가 촉구 1인 시위
오규석 기장군수가 7일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 허가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첫번째 사진). 두번째 사진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인 수출용 신형 연구로 조감도. 기장군 제공
암 진단 등에 쓰이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수출용 신형 연구로(硏究爐)’ 건설 사업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부처가 갈등을 빚고 있다. 환경단체에서는 정부가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부산 기장군에 추진 중인 수출용 신형 연구로의 건설 허가를 촉구하며 7일 오전 11시 반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연구용 원자로(原子爐)인 수출용 신형 연구로는 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쓰이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의 대량 생산과 중성자를 이용한 반도체 생산, 비파괴 검사같이 다양한 연구 및 생산에 활용된다. 이 시설은 세계에서 7군데만 운영 중인데 다들 지은 지 오래돼 수출용 신형 연구로의 경제성이 높고 경쟁력이 충분한 것으로 검토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0년 7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공모해 9개 지자체 가운데 기장군을 최종 선정했다. 기장군은 장안읍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 안 13만 m²에 15MW급 연구로 1기를 2020년까지 건립하기로 하고 부지 조성을 마치고 연구로 설계를 발주했다.

신형 연구로가 가동되면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자급하는 능력이 생기고 수출 활로를 개척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의 보급기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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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연구로는 원자력발전소와 건설 목적과 규모가 다르지만 안전성도 충분히 검증받았다. 열 출력은 발전용의 0.3%에 불과한 반면 내진설계는 발전용 원자로와 같은 0.3g(g는 중력가속도·규모 7.0)를 채택했다. 건설 터 역시 고리원자력발전소보다 8배 이상 높은 해발 80m에 지정해 지진해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경주 지진(규모 5.8)이 발생하면서 연구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사업 허가권을 가진 원안위는 활성단층의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허가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안위는 5년간 원전 주변 활성단층 정밀조사를 진행키로 하고 사업자 선정 공고를 냈다.

기장군은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면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의료·바이오 관련 30개 기업의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 입주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도 물거품이 된다고 주장했다.

오 군수는 “같은 규모로 내진설계가 된 상업용 원전은 버젓이 가동시키거나 (건립) 허가를 해주면서 질병의 진단과 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시설은 왜 허가를 내주지 않는지 원안위는 그 근거와 기준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단체에서는 “활성단층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원안위가 허가한 신고리 5, 6호기도 즉각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원안위의 원칙을 적용하면 활성단층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현재 가동 중인 원전과 건설 중인 원전 모두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안위는 “경주 지진의 영향을 반영하여 허가 신청 서류를 보완하도록 요청했다”며 “서류가 보완되면 심사를 통해 적합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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