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보 시스템, 바레인에 첫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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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유지 보수 등 총 530억 규모… 복지부, ICT의료 총괄 부서 신설

한국의 건강보험관리 시스템이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과 의료 정보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계약을 바레인 정부와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다른 국가에 건강보험 시스템을 수출한 것도 한국이 최초다.

그동안 바레인 등 중동 국가들은 모든 의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무상 의료를 실시하고 있어 한국 등 대다수 국가가 도입한 건강보험제도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의료비 지출이 늘면서 중동 국가에서도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바레인 정부는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한국의 건강보험관리 시스템을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번 수출로 한국 정부가 받는 금액은 3년간 최소 250억 원. 컨설팅과 시스템 개발 비용 155억 원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 약 100억 원을 합친 규모다. 3년간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뒤 5년간 유지 보수 사업 규모만 280억 원에 달한다.

심평원이 수출한 시스템은 크게 △건강보험 정보 △의약품 관리 △의료 정보 활동 등 세 가지. 건강보험 정보는 총진료비 중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 심평원이 심사하고 문제가 없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당 병원에 그 금액을 지급하는 등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전산 시스템이다. 의약품 관리 시스템은 의약품 유통 경로, 환자의 전자처방전과 약국의 재고 관리 등을 포함한다. 의료 정보 활용 시스템은 보건 당국이 의료비, 병원 정보 등 각종 의료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국의 건강보험관리 시스템 수출은 오만, 쿠웨이트 등 바레인 인근 국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레인의 건강보험관리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뒤 인근 국가로 바레인과 동반 진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날 방한한 바레인 국가보건최고위원회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 알 칼리파 의장은 “중동에서도 무상 의료 서비스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국의 건강보험관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뒤 이를 이웃 중동국가로 확산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의료 정책을 총괄하는 ‘의료정보정책과’(가칭)를 상반기(1∼6월)에 신설하기로 하고 행정자치부와 막바지 협의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최근 원격의료, 인공지능(AI) 진료 등 의료와 ICT 융합 사례가 늘고 있지만 현행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의료법이 개정돼 의료기관 간 환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지만 이에 따른 세부 기준은 아직 없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건보시스템#바레인#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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