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加서 성공한 베스트바이 ‘듀얼브랜드’ 전략, 中선 실패한 까닭

이동진 트래블코드 대표 입력 2017-03-06 03:00수정 2017-03-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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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결정 다시보기 세계 각지에 100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2001년 캐나다 시장의 선두업체인 퓨처숍을 인수했다. 하지만 베스트바이는 인수 후에도 ‘퓨처숍’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듬해 캐나다에 자사 브랜드로 ‘베스트바이’ 매장을 열 때에도 퓨처숍 매장명을 바꾸지 않았다. 즉, 한 회사에서 두 개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며 서로 경쟁하게 하는 ‘듀얼 브랜드’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 같은 접근은 현지 소비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베스트바이의 캐나다 시장 점유율을 효과적으로 키워나가는 데 기여했다. 당시 캐나다의 전자제품 양판점 시장에선 퓨처숍을 제외하면 대부분 군소업체였다. 따라서 베스트바이는 독보적 1위 브랜드인 퓨처숍은 그대로 유지하고, 자체 브랜드 베스트바이를 확실한 2위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리하게 퓨처숍의 상호를 바꿔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택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 후 2006년, 베스트바이는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을 두 번째 해외 진출 국가로 선정했다. 베스트바이는 캐나다에서의 성공 방정식을 중국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즉, 중국 전자제품 유통시장 3위 기업인 ‘우싱(五星)전기’를 인수한 뒤, 매장명 변경 없이 우싱전기와 베스트바이 두 개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했다.

하지만 베스트바이의 중국 진출은 캐나다와 달리 허무한 실패로 끝났다. 2011년 2월을 기점으로 베스트바이는 중국 내 모든 매장에서 영업을 중단했다. 심지어 2014년엔 우싱전기마저 중국 현지 기업에 매각했다. 캐나다에서 통했던 듀얼 브랜드 전략이 왜 중국에서는 효과를 보지 못했을까?

캐나다에서는 베스트바이와 퓨처숍이 각기 다른 타깃 소비자들을 공략하며 효과적으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할 수 있었다. 중국은 달랐다. 베스트바이는 중국 업체들의 견제와 텃세 속에 2011년 중국 내 영업을 중단할 때까지 매장을 고작 8개밖에 내지 못했다. 고객들의 자유로운 쇼핑을 위해 먼저 나서서 구매를 독려하지 않는 베스트바이의 판매 방식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불친절함’으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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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우싱전기의 핵심 경쟁력마저 약화됐다. 베스트바이와 우싱전기 두 개 브랜드를 모두 유지하기 위해 한정된 기업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우싱전기에 대한 예산 및 인력 지원이 대폭 삭감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원래 우싱전기는 장쑤(江蘇) 성, 저장(浙江) 성 등지의 구매력이 높은 3선 이하 소규모 도시에서 ‘벌집형 밀집 유통망’ 전략을 펼치며 성장해 온 업체였다. 하지만 베스트바이에 인수된 후 우싱전기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왕젠궈(汪建國)가 회사를 떠나고 내부 조직 변화에다 자금 압박까지 받게 되자,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매장을 열던 ‘인해전술’ 방식의 출점 전략을 더 이상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게 됐다. 실제로 우싱전기의 매장은 2006년 140개에서 2010년 160개로, 베스트바이 산하에 있는 동안 고작 2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은 의심의 여지 없이 매력적인 시장이다. 하지만 이 매력적인 시장에서의 성공은 중국시장의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적절한 전략이 동반될 때 가능하다. 베스트바이는 거대한 시장 규모에만 눈이 멀어 철저한 분석과 검토 없이 캐나다에서의 듀얼 브랜드 전략을 중국에서도 고수했다. 그 결과는 ‘1+1=0.5’라는 아쉬운 성과뿐이었다.

이동진 트래블코드 대표 dongjin.lee@travelcod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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