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등 여성고용차별 기업 27곳 첫 공개

조건희기자 입력 2017-03-03 03:00수정 2017-03-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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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기업, 여성관리자 한명도 없어… 공공기관선 장애인체육회가 유일
정부 “발주사업 입찰 제한 등 검토”
“전구 교체할 땐 아빠, 컴퓨터 교체할 땐 오빠, 타이어 교체할 땐 타이어○○!”

이같이 여성을 의존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CF 문구로 논란을 일으켰던 금호타이어가 여성 고용·승진에 인색한 ‘고용 성평등 위반 기업’으로 꼽혔다. 고용노동부는 여성 고용을 기피하다가 개선 촉구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금호타이어, 메리츠증권 등 사업장 27곳의 명단을 2일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공공기관 322곳과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기업 1718곳 중 △여성 근로자나 관리자 비율이 업종별·규모별 평균의 70%에 3년 연속(2013∼2015년) 못 미치고 △이행 촉구를 받고도 개선하지 않은 사업장이다. 정부가 2006년 3월 ‘고용상 성차별 해소 및 고용 평등 촉진을 위한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Affirmative Action·AA) 제도를 도입하고 2014년 위반 사업장 명단 공표 제도를 신설한 뒤 이를 실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호타이어 내 여성은 전체 근로자 5042명 중 247명(4.9%), 관리자급 임직원 315명 중 4명(1.3%)으로 근로자·관리자 비율 모두 업계 평균인 11.5%, 2.2%에 한참 못 미쳤다. 관리자는 부하 직원의 근무 성적 평정 권한, 지휘·명령 권한 등을 갖춘 임직원을 뜻한다.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AA제도 위반 사업장으로 공표되는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여성 근로자·관리자 비율이 둘 다 26.1%, 9.1%로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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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근로자는 많지만 관리자로 승진하기는 힘든 ‘유리 천장’ 기업은 12곳이다. 아웃소싱 업체인 케이텍맨파워는 여성 근로자 고용률이 64.8%로 업계 평균(38.3%)보다 높지만 여성 관리자 비율은 24.3%에 불과했다. 시설 관리 업체인 우원방제는 여성 근로자 고용률이 85%인 ‘여초 기업’이지만 관리자 11명 중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처럼 여성 관리자가 0명인 기업은 공표 대상 27곳 중 17곳이다.

업종별로는 사업지원서비스업(아웃소싱 등)이 6곳(22.2%)으로 가장 많고 화학공업, 건설업, 사업 시설 관리 관련 업체가 각 3곳으로 뒤를 이었다. 정부는 사업주 성명과 주소, 여성 근로자·관리자 비율을 관보와 고용부 홈페이지에 3일부터 6개월간 게시할 예정이다.

당초 여성 고용·승진 비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 사업장은 93곳이었지만 나머지 66곳은 공표 대상 후보에 올랐다는 통보를 받은 뒤 대표가 일·가정 양립 교육에 직접 참여하거나 AA제도 컨설팅에 참여해 공표 처분을 면했다. 바꿔 말하면 명단이 공표된 사업장들은 “2시간짜리 임원 교육만 받아도 일단 공표는 하지 않겠다”며 동참을 권유했는데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AA제도의 대상인 공공기관과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기업의 여성 고용률은 2012년 35.2%에서 지난해 37.8%로, 여성 관리자 비율은 같은 기간 16.6%에서 20.1%로 각각 늘었다. 남성 육아 휴직자도 1790명에서 7616명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다.

김종철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장은 “하반기부턴 AA제도를 계속 불이행하는 기업엔 정부 발주 사업 입찰을 제한하는 등 페널티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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