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가 만난 사람] 곽영진 상근 부위원장 “‘차세대 메시’가 다시 한국 찾도록…손님맞이 온힘”

정재우 기자 입력 2017-03-03 05:45수정 2017-03-0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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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진 2017피파20세월드컵 조직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통해 한국축구의 인적 자산이 한층 풍성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5월 20일부터 6월 21일까지 국내 6개 도시에서 개최될 이번 대회에는 총 24개국이 출전하며, 개최국 한국은 4강 이상을 목표로 한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U-20월드컵조직위 상근 부위원장 곽 영 진

각국 선수단 지원하는 연락관 임무 막중
공짜 없다는 인식 확산도 대회 주요과제
스타선수 발굴·축구행정가 육성 등 중요
다양한 인적 유산을 남기는 대회 치를것


2002년 6월 대한민국은 5000만 ‘붉은 악마’의 함성과 물결로 뒤덮였다. 아시아에선 최초로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한 2002월드컵은 지금껏 선명하고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우리 가슴에 남아있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2017년, 또 한 번의 벅찬 감동과 환희를 맛볼 수 있는 세계축구의 대향연이 대한민국에서 펼쳐진다.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수원,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서귀포 등 국내 6개 도시에서 열릴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다.

U-20 월드컵은 세계축구의 미래 주역들이 꿈틀대는 무대다. ‘포르투갈의 황금세대’를 상징하는 루이스 피구(45)도, 프랑스 ‘아트사커’의 완성을 이끈 티에리 앙리(40)도, 아르헨티나가 낳은 불세출의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57)와 리오넬 메시(36·FC바르셀로)도 모두 U-20 월드컵을 통해 세계축구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FC바르셀로나 3총사’로 불리는 이승우(19)-장결희(19)-백승우(20)가 그들처럼 도약을 꿈꾸며 U-20 월드컵에서 펄펄 나는 모습을 안방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어린 태극전사들이 15년 전 선배들이 일군 4강 신화에 버금가는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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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개막까지 70여일을 앞둔 지금, 43명의 임직원들로 구성된 ‘2017피파20세월드컵 조직위원회(위원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이 한국축구에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꿈은 이뤄진다’는 자신감을 안겼듯, 이번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또 하나의 기념비적 인적·물적 자산을 남기기 위해 조직위는 밤을 지새우고 있다. 조직위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곽영진(60) 상근 부위원장을 만나 대회 준비상황과 남은 기간의 중점 과제를 점검했다. ‘Trigger the Fever-열정을 깨워라’라는 이번 대회의 슬로건처럼 곽 부위원장은 열정을 토해냈다.

-대회 개막까지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 국민적 관심은 크게 오르지 않아 초조할 듯하다.

“솔직히 좀 초조하고 긴장된다. 국제적인 잔치, FIFA 월드컵을 유치해놓고 여러 가지 국내사정이 여의치 않아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내실 있게 준비하고, 이 대회를 통해 의미 있는 유산들을 남길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국민적 기운을 모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잘 치러냄으로써 다시 한 번 우리나라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우리나라가 2002월드컵을 비롯해 여러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만큼 이번 대회에 거는 FIFA의 기대도 클 듯하다.

“FIFA는 우리가 대회를 잘 치를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FIFA를 방문해 준비상황을 브리핑했을 때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 우리는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을 2차례(2002년 월드컵·2007년 U-17 월드컵)나 개최한 만큼 인프라는 이미 구축이 돼 있다. 다만 2002년 월드컵을 치른 뒤 15년이 흘러서 시설이 약간 노후화됐다. 20% 정도는 개보수가 필요해 일부 시설을 정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선 한국축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측면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U-20월드컵조직위 곽영진 상근 부위원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미래의 세계적 스타들에게 한국과 한국축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일도 중요하다. 출전국들에 대한 지원 계획은 어떤가?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각국 선수단이 만족을 느끼고 돌아가 나중에 다시 한국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각국 선수단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원할 연락관들의 역할이 막중하다. 우선적으로는 해당국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분들을 연락관으로 임명해 그들을 통해 한국축구와 한국문화에 대해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각국 선수단이 대회를 마치고 돌아간 다음에도 한국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보살피겠다.”

-성공적 개최를 위해 남은 기간 가장 신경 쓰는 분야는 무엇인가?

“손님맞이를 잘하기 위해선 숙박, 수송, 의전, (각국 선수단 및 임원) 등록, 경기 등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1년 전 조직위를 만들어 촉박하게 준비해왔지만, FIFA와 충분히 협의하면서 ‘관중의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니까 가능하면 우리 중심의 대회를 만들겠다’고 설득해왔다. FIFA도 잘 이해해주고 있다. 인력 운용의 측면에선 자원봉사자가 중요한데, 개최도시마다 150∼200명, 전체 1000명 정도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자원봉사자 모집 당시 2600명 정도가 지원했는데, 이제 대회에 투입할 수 있게 교육하고 각 경기장에 배치하는 일이 남았다. 과거 국제대회 때는 학생 신분의 자원봉사자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도 그렇다. 그러나 이제는 직장인 신분의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대회가 자원봉사자 문화가 좀더 성숙해지는 계기로 활용돼야 한다.”

-대회 개최에 드는 비용, 예산은 얼마로 책정돼 있나?

“현물까지 포함하면 200억원, 빼면 160억원이다. 당초 240억원까지 잡았으나, 최대한 아끼려고 노력 중이다. 중요한 것은 수입인데, U-20 대회라 그런지 FIFA 지원금은 많지 않다. 스폰서 확보, 마케팅 활동, 입장수입 등이 수입의 뼈대를 이룬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 이후로 후원금 모금은 여의치 않아졌다. 또 정부 지원은 없다. 이미 정부 지원은 배제한 채로 대회를 유치했고, 현재 정국도 어수선해 크게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적어도 (국내 여러 종목 가운데) 축구 정도는 자체적으로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어야 산업적 측면에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더 노력하면 (수입과지출의) 균형은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U-20월드컵조직위 곽영진 상근 부위원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6개 개최도시와의 협력은 원활한 편인가?

“한국 경기에는 많은 관중이 오실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제3국 경기에는 관중이 많이 차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다. 그래서 개최도시별로 각국 서포터스를 모집하고 있다. 매월 개최도시 책임자들과 회의를 하면서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가능하면 유료관중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할인정책은 여러 가지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데, 가급적 돈을 주고 입장권을 구입해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사실 그동안 국내축구계에는 공짜 관중이 적지 않았다. ‘공짜는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도 이번 대회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입장수입 목표는 경기당 1억원, 총 52경기니까 약 50억원으로 잡았는데 많이 부족할까봐 걱정스럽다. 대회를 앞두고 FIFA의 지원과 일부 기부사업을 통해 6개 개최도시에서 중고교생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시별로 10개 팀 정도가 참여하는데, 대회가 개막하면 이들도 자발적인 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회의 성공을 위해선 우리 대표팀의 선전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다.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나?

“우리(조직위)는 4강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취임한 뒤 1월에 원정(스페인 전지훈련)을 가기 전에 한 번 만났다. 신 감독이 목표에 대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듯한데,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지도력을 갖추고 있으니 괜찮을 것으로 본다. 그 때와 상황은 다르지만, 2002년 월드컵 때 4강을 달성했으니 국민들의 눈높이도 높지 않겠나? 4강을 넘어 결승전에 올라가면 최상이다.”

-U-20 월드컵 개최를 통해 한국축구에 남을 가장 큰 자산은 무엇인가?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좀 무리해 10개 경기장을 건설했다. 그 덕분에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춰졌다. 그러나 그 많던 관중이 지금은 다 어디로 갔나? 2007년에는 U-17 월드컵도 개최했는데, 과연 지금 무엇이 남았나? 이번 대회를 통해선 인적 유산을 남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경기적으로 보면 선수들, 스타들을 만들어야 한다. 마라도나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이승우 같은 선수들이 있다. 운용인력 측면에서 보자면 재정·회계부터 세금전문가, 잔디관리전문가까지 모두 필요하다. 또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AFC(아시아축구연맹)나 FIFA에서 활동하는 축구행정가도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 관련 기업들도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U-20월드컵조직위 곽영진 상근 부위원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곽영진 부위원장

▲1957년생
▲주요 경력=제25회 행정고시 합격(1981년 12월),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교육문화심의관(2006 년 2∼12월),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2008년 8월∼2011년 3월),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2011년 3∼11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2011년 12월∼2013년 3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윤리위원장(2013년 5월∼2014년 3월),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및 부위원장(2014년 4월∼2015년 12월), 2017 피파20세월드컵 조직위원회 상근 부위원장(2016년 3월∼현재)

정재우 스포츠1부장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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