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손아섭은 어떻게 김인식의 고민을 지웠나

강산 기자 입력 2017-03-02 05:30수정 2017-03-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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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서건창-손아섭(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부터 테이블세터 구성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이용규(32·한화)를 리드오프로 배치한 것까진 순조로웠다. 그러나 그의 짝인 2번타자를 찾는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김 감독은 주전 2루수 또는 우익수에게 2번타자의 중책을 맡길 계획이었다. 주전 2루수는 서건창(28·넥센)과 오재원(32·두산), 우익수는 손아섭(29·롯데)과 민병헌(30·두산)의 경쟁구도였다. 4명 모두 발이 빠르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서건창과 오재원은 작전수행능력, 민병헌과 손아섭은 펀치력이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결국 쿠바, 호주와 3차례 평가전을 통해 답을 찾아야 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서건창과 손아섭의 ‘좌타 듀오’가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며 타선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2월28일 호주와 평가전이 끝나고 만난 김 감독의 “이용규와 서건창은 괜찮은 콤비”라는 말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2월26일 쿠바와 평가전 2차전이 끝난 뒤에는 손아섭의 맹타를 칭찬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대한민국 WBC 대표팀과 쿠바와 1차 평가전이 열렸다. 6회말 2사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친 손아섭이 김태군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고척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영상분석 통해 감 잡은 손아섭

손아섭은 최형우(좌익수)~이용규(중견수)~민병헌(우익수)으로 굳어지는 듯했던 대표팀의 외야 지형도에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온 인물이다. 쿠바, 호주와 3차례 평가전에 모두 6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15타수7안타(타율 0.467),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교체 없이 평가전을 모두 소화하며 ‘철인’의 이미지도 보여줬다. 2월25일 쿠바와 평가전 1차전 4번째 타석에서 터트린 솔로홈런을 기점으로 타격감이 살아났다. 당시 손아섭은 “영상 분석을 통해 답을 찾았다”고 했다. 기존에는 배트를 쥔 손이 몸쪽에 붙어있다 보니 움직임이 적은 탓에 제대로 된 공략이 어려웠다. “내가 한창 좋았을 때 영상을 보니 탑 포지션이 좀 더 나와 있어 공을 당겨치기 좋았다. 이 부분을 수정한 뒤 몸쪽 공을 당겨치는 데 효과를 봤다.” 손아섭은 “WBC는 한국 야구가 세계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대회다. 개인적으로 좋은 투수들과 상대하면서 내 자신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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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대한민국 WBC 대표팀과 호주와의 평가전이 열렸다. 서건창. 고척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투수 편식 없는 서건창, ‘콘택트히터’ 표본

서건창은 쿠바와 2차례 평가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다소 부진했지만, 2월28일 호주를 상대로 5타수5안타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돋보였던 점은 5개의 안타를 모두 밀어쳐 만들어낸 점, 디셉션(숨김동작)이 뛰어난 좌투수를 상대로 밀어치기 능력을 발휘한 점이다. 이는 서건창이 어떤 유형의 투수라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와 수비도 흠 잡을 데가 없다. 존 디블 호주 감독도 서건창을 인상적인 타자 중 한 명으로 꼽았다. 서건창 본인도 “내 스타일상 히팅포인트를 뒤에서 앞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밀어친 타구가 많이 나온 것은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본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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