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뇌물죄’ 즉시 수사할수 있게… 기소중지않고 檢에 넘겨

장관석기자 , 김준일기자 입력 2017-03-01 03:00수정 2017-05-3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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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70일 수사 종료]특검, 朴대통령 뇌물 피의자로 입건 2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70일 동안 이어진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뇌물수수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박 대통령 뇌물 사건을 넘겨받는 검찰이 즉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박 대통령을 ‘시한부 기소 중지’하지 않고 입건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 뇌물 사건을 지난해 말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맡길 가능성이 높지만, 새 수사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박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본격 수사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 씨에게 433억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구속 기소했지만,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은 입건했다. 현직 대통령이어서 불소추 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특검 수사를 받는 동안 줄곧 “박 대통령의 노골적 지원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대가 관계가 있는 뇌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재판부에 낸 최종 의견서에서 ‘글로벌기업 부회장’이라고 이 부회장을 거론하며 “국민연금이든 뭐든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바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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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박 대통령을 상대로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이 대가성이 있는 뇌물인지 조사한다. 검찰 특수본은 지난해 말 삼성 등 대기업들이 두 재단에 낸 출연금에 대해, 박 대통령과 최 씨 등에게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만 적용했다. 하지만 특검이 삼성의 재단 출연금을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판단해 이 부회장을 기소했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뇌물을 받은 쪽인 박 대통령을 상대로 대가성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 ‘재단 추가 출연’ 롯데 등 수사 대상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낸 다른 대기업들도 다시 검찰 수사를 받는다. SK와 롯데 등 최 씨 측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이후 추가 출연 요구를 받았던 대기업들이 우선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롯데는 K스포츠재단의 추가 출연 요구를 받고 70억 원을 건넸다가 검찰의 롯데그룹 본사와 주요 계열사 압수수색 바로 전날 돌려받았기 때문에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철 특검보는 28일 브리핑에서 “삼성 수사 결과를 보면 나머지 대기업에 대한 수사 결과도 예측 가능하다. 검찰에서 적절하게 처리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검이 삼성의 재단 출연금을 뇌물로 판단해 새로운 수사 기준을 제시했으니, 검찰이 다른 대기업들을 상대로 보강 수사를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의 대기업 수사 양상이 특검의 삼성 수사와 다를 거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말 검찰 특수본은 대기업들의 재단 출연에 대해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수사팀 내에서 “대가 관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특검은 검찰 특수본이 확보하지 못했던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수첩 39권을 검찰에 넘길 것이기 때문에 검찰이 이 수첩에서 박 대통령과 대기업들 간의 대가 관계를 입증할 새로운 정황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대기업 관련 현안과 민원들에 대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내용이 상세하게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첩 39권은 안 전 수석이 지난해 검찰 특수본에 제출한 수첩 17권과는 별개다.

○ ‘블랙리스트’, ‘비선 진료’도 수사 대상

검찰은 박 대통령과 최 씨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는지도 수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특검처럼 블랙리스트 사건을 적극 수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검의 블랙리스트 수사에 대해 정치권에서 “지나치다”는 비판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블랙리스트가 있었는데 유독 이번 블랙리스트만 수사를 하는 게 문제가 있다는 논리다.

박 대통령이 공식 의료진이 아닌 최 씨 소개로 알게 된 김영재 원장 등 ‘비선 의료진’의 진료와 미용시술을 받은 정황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 밖에 박 대통령이 KT와 KEB하나은행 등 민간기업 인사에 직접 개입한 혐의(직권남용)도 조사한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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