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크고 미끄럽다” WBC 공인구 만져본 선수단 반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4일 05시 30분


2017 WBC를 앞둔 한국마운드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공인구’다. 평소 익숙지 않은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이번 대회에서 사용하는 만큼 투수들이 얼마나 빨리 WBC 공인구에 적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직접 공인구를 만져보고 있는 양현종. 오키나와(일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7 WBC를 앞둔 한국마운드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공인구’다. 평소 익숙지 않은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이번 대회에서 사용하는 만큼 투수들이 얼마나 빨리 WBC 공인구에 적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직접 공인구를 만져보고 있는 양현종. 오키나와(일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국제대회를 앞둔 구기종목 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공인구에 적응하는 것이다. 이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 선수들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WBC에 처음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미국 롤링스사에서 제조한 이번 WBC 공인구는 메이저리그(ML)에서 사용하는 공과 같다. KBO리그 공인구와 비교해보면, 실밥의 도드라짐이 적고 표면이 미끄럽다는 특징이 있다. 실밥의 도드라짐이 적어 KBO리그 공인구에 비해 크다고 느낀 선수도 있었다. 일본대표팀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28·요미우리)가 지난해 12월 미국 하와이로 개인훈련을 떠나며 WBC 공인구를 챙겨간 것도 빠른 적응을 위해서였다.

WBC 공인구. 오키나와(일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WBC 공인구. 오키나와(일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미끄러운 공인구, 어떻게 적응할까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의 구시카와구장에서 전지훈련 첫날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투수는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을 제외한 12명. 이들 가운데 WBC에 처음 출전하는 양현종(29·KIA)과 심창민(24·삼성), 우규민(32·삼성), 이대은(28·경찰야구단), 이현승(33·두산), 임정우(27·LG), 원종현(30·NC), 장시환(30·kt) 등 8명은 WBC 공인구를 처음 접한다. 경험자들과 견줘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과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양현종은 “확실히 KBO리그 공인구보다 미끄럽다”며 “던지면서 적응해야 한다. 직구 궤적에서 빠지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데 있어 미끄러운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개의치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했다.

WBC 대표팀 우규민-임정우(오른쪽). 오키나와(일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WBC 대표팀 우규민-임정우(오른쪽). 오키나와(일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강속구? 변화구? 누구에게 유리할까

이번 공인구가 KBO리그의 공보다 크다고 느끼는 이유는 실밥의 도드라짐이 적어서다. ‘2015 프리미어12’ 대회 공인구였던 일본 미즈노사의 공과 정반대라고 보면 된다.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대표팀 관계자는 “공이 손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강속구 투수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공이 미끄러운 데다 실밥에 손이 걸리는 느낌도 적다”고 설명했다. 우규민은 “개인훈련 떠날 때부터 공인구를 만졌다”며 “실제 경기에서 사용하는 공은 또 다르다고 하는데, 나는 어차피 실밥을 잡고 강속구를 던지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공에 움직임을 주는 데는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포심이나 투심이 아니라 ‘무(無)심’으로 던져야 할 것 같다. 강속구 투수들에게는 불리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낙폭이 큰 커브가 주무기인 임정우는 “아직 WBC 공인구로 커브를 던져보진 않았다”면서도 “지금은 가능한 공을 많이 만지면서 손에 익숙해지도록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괌 미니캠프 때도 WBC 공인구를 가져갔다. 개인훈련을 떠나는 선수들도 공을 가져가서 준비하게 했다”며 “KBO리그 공과 다르긴 다르다. 한국 공이 WBC 공인구와 견줘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다가도 공이 손에 익으니 다들 잘하더라”고 껄껄 웃으며 말했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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