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후반 실업자는 23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5000명 늘었다. 20대 후반 실업자는 2014년에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선 뒤 2015년 5000명(전년 대비 기준)이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급증했다.
20대 후반 실업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청년들이 스펙(학점, 자격증 등)을 쌓느라 대학 졸업 시기를 늦추는 것이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군 복무, 스펙 쌓기 등으로 20대 후반이 돼야 구직 활동에 나서지만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다 보니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올해 3월 300인 이상 기업의 신규 채용계획 인원(3만 명)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8% 줄었다.
게다가 OECD의 청년 실업률에는 국내 청년층(15∼29세) 실업자의 절반이 넘는 20대 후반 실업자가 반영되지 않았다. 국제 통계에서 청년 실업률은 15∼24세를 기준으로 한다. 한국의 지난해 15∼24세 실업자는 전년 대비 2000명 늘어 20대 후반보다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세대 상당수가 재학생, 군인 등 비경제활동인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세대의 체감실업 상황은 지표로 나타나는 것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청년들이 군 복무 등으로 다른 나라보다 취업 전선에 늦게 뛰어든다는 점을 감안해 청년 실업률을 15∼29세 기준으로 발표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청년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아졌다는 사실은 노동시장이 청년 고용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청년들에게 가혹한 노동시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