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첨단소재 없인 불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국회, 소재산업 활성화 정책토론회

소재산업 발전시키려면…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학계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국내 소재산업 활성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소재산업 발전시키려면…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학계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국내 소재산업 활성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대기업인 두산중공업도 초내열 소재를 새로 개발해 제품화하고 적용하는 데 16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공공 부문의 역할을 키워야 시간과 비용을 줄이며 ‘팀 코리아’가 돼 경쟁할 수 있습니다.”(유석현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장·부사장)

9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내 소재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다.

정인화(국민의당) 박완수(새누리당) 노회찬 의원(정의당)이 함께 주최한 이 토론회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중요성이 커지는 소재산업과 관련해 공공기관의 역할을 키울 방안을 찾고자 마련됐다. 유 부사장이 호소한 것처럼 첨단 소재 영역에서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의 역할 확대가 절실하다는 점과 소재산업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이장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선임연구위원은 “금속, 화학, 세라믹 등 제품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요소가 바로 소재인데 소재산업이 강한 나라가 결국 제조업의 강국”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기에도 탄탄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굳건히 버티는 독일과 일본은 결국 소재산업 강국이라는 것이다. 이 위원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모두 첨단 소재를 빼놓고는 구현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구조소재’와 ‘기능소재’로 구분할 수 있는 소재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기에 그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드론과 전기차 등을 위해서는 기존 철강 소재보다 가볍고 단단한 구조소재가 필요하고 사람과 비슷한 로봇을 구현하기 위해서 피부와 같은 촉감을 가진 기능소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패널로 참석한 최주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은 “그동안 포스코의 가장 큰 먹거리 중 하나가 자동차 강판이었는데 이제 전기차와 자율운행차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강한 강판은 물론이고 비철금속을 포함해 더 가벼운 소재에 대한 요구가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등장으로 리튬이온 2차 전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포스코는 7일 광양제철소 안에 리튬 생산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소재 개발에는 고도의 기술과 함께 시간과 비용 역시 많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포스코 역시 독자 기술 개발에 들어간 지 7년 만에 탄산리튬 생산을 시작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대한금속재료학회장)는 “정부도 소재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효율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며 공공 부문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기계연구원 부설기관인 재료연구소를 재료연구원으로 승격시키는 방안도 주요한 대안으로 거론됐다. 이정환 재료연구소 부소장은 “소재는 다른 연구 영역과 밀접한 연관을 갖기 때문에 다른 정부 출연 연구기관도 우리와 공동 연구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재산업은 인내의 산업이라고 불리는 만큼 더 장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위상과 능력을 갖춘 정부 연구기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4차산업혁명#첨단소재#국회#정책토론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