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기업, 공공입찰 기회 많아진다

손영일기자 , 강유현기자 입력 2016-12-29 03:00수정 2016-12-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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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달제도-금융제도 개선  
의류제조업체 A사는 최근 지방의 한 공공기관이 낸 직원 단체복 입찰공고에 큰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자격요건에 ‘백화점 10곳 이상 납품 실적이 있는 사업자’란 내용이 담긴 것을 발견하고는 입찰을 포기했다. 지역의 소규모 회사와 기관 등에 주로 납품해온 A사가 충족하기엔 어려운 조건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A사도 공공조달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입찰가액이 기획재정부 고시금액인 2억1000만 원 미만인 소규모 공공조달에 대한 ‘실적 제한’ 규정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규제개혁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조달규제 정비안과 금융규제 합리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규제개혁 장관회의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번 회의 전까지 청와대에서 총 5차례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1995년 국가계약법 제정 이후 21년 만에 공공조달제도 전반을 개편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2억1000만 원 미만 물품 공급 입찰에서 ‘최저가 낙찰제’가 폐지된다. 과다 출혈경쟁을 막고 영세사업자들이 적절한 납품 단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차량 10대를 임차하는 입찰공고를 내면서 대여용 차량을 1만5000대 이상 보유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의 불합리한 입찰 참가 설비·규모 요구도 없애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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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기관의 대출평균금리(9∼21%)보다 지나치게 높은 지체 배상금(납품 지연에 따라 발주처에 내야 하는 돈)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현재 지체 배상금은 납품 금액의 36.5%(연간 기준)에 달한다.

 발주처 담당자가 조달 물품에 대한 검사나 검수를 미루면서 대금 지급을 늦추는 ‘갑질’을 없애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앞으로는 애초의 검사·검수일에서 21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검사·검수가 이뤄진 것으로 간주된다. 길홍근 국무조정실 규제혁신기획관은 “이번 조달규제 개선을 통해 연간 3조10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고, 1만7000여 개의 새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각종 금융 관련 규제도 개선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때 동의해야 하는 필수 항목이 6개에서 2개로 줄어든다. 대출 후 즉시 돈을 갚아도 내야 했던 중도상환수수료도 앞으로는 대출 계약 후 2주 안이면 내지 않아도 된다. 또 내년부터는 잔액이 10만 원 미만이고 1∼3년 이상 거래를 하지 않아 거래가 중지된 계좌를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에서 해지할 수 있게 된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빚 상환 부담이 커진 취약계층의 부담도 줄어든다. 30일부터 적격대출과 안심전환대출에 대해서도 연체자에게 원금 상환을 1년간 유예해주는 제도가 적용된다. 지금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정책성 주택담보대출 중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에 대해서만 원금 상환 유예가 가능했다.

 이밖에 정부는 소상공인 및 청년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규제를 개선하고, 지역주민이 건의한 규제 63건도 해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푸드트럭 차량을 이용한 옥외광고가 허용된다. 폐업한 기업이 같은 업종에서 다시 창업하는 경우에도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패자부활 지원’도 강화된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강유현 기자
#영세기업#공공입찰#금융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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