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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유난히 성찰할 것 많던 올 한 해를 돌아보다

입력 2016-12-17 03:00업데이트 2016-12-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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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게 순위권 밖… ‘거의 올해의 책’  ‘올해의 책’에 오른 책들과 아깝게 밀린 책들의 득표수는 과장하면 ‘깻잎 한 장’ 차이였다. 시국 탓일까. 유난히 기억하고, 성찰하고, 탐구하는 주제가 많은 ‘거의 올해의 책’을 소개한다.

 ‘다시 후쿠시마를 마주한다는 것’(서경식 등·반비)은 정주하 사진작가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 현장을 촬영한 작품을 일본에서 순회 전시하며 지식인, 시민들과 나눈 대화를 담은 책이다. 선정위원들은 “국가와 독점자본주의의 횡포가 초래한 재해에 관해 사진이라는 조용한 언어로 웅변한다”(강맑실 사계절 대표) “재발을 막기 위해 타자의 아픔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고 평했다.

 마주해야 할 또 다른 일, 세월호 참사다. 세월호 참사에 관한 방대한 기록과 자료를 분석한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진실의힘)도 많은 추천을 받았다. 김수한 돌베개 편집주간은 “기억, 기록의 간절함으로 정리한 백서의 힘”이라고 했고, 염현숙 문학동네 대표는 “참담한 심정으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고 또 묻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는 진실을 인양하기 위해 민주주의가 필요한 나라에서 산다.

 민주주의라는 말은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을까. ‘한국의 근현대, 개념으로 읽다’(이경구 등·푸른역사)를 보자. 공화와 철학, 자강 등 전통과 근대가 마주하며 변화한 개념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수많은 요소와 변수가 얽힌 한국의 현재에 대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다”(이명학 한국고전번역원장)는 평이다.

 차라리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레프 구밀료프·새물결) 나서고 싶기도 하다. ‘상상의…’는 “13세기 몽골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치밀하게 분석한 책”(고운기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다. 유정연 흐름출판 대표는 “유럽, 중국 중심 세계사의 공백인 중앙아시아의 역사를 원거리에서 조망하기도 하고, 쥐구멍으로 보기도 하는 거장의 필치가 담겼다”고 평했다.

 ‘김상욱의 과학공부’(김상욱·동아시아), ‘나쁜 페미니스트’(록산 게이·사이행성)도 각각 “물리학자의 날카로운 사회 통찰”(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여성혐오 시대를 돌파하는 강력한 페미니즘의 기록”(염종선 창비 이사)이라는 평과 함께 거의 올해의 책이 될 뻔했다.



 기존 소설의 서사에 싸움을 건 정지돈 소설가의 ‘내가 싸우듯이’(문학과지성사)도 다수 추천을 받았다. “소설과 에세이, 비평의 경계를 넘나드는, 올해 한국 소설 중 단연 문제작”(강동호 문학평론가)이다. 김종호 소설가(검은책방흰책방 대표)는 “사람들이 어떻게 각자의 세기와 세계, 텍스트 속에서 약간은 우습고 슬픈 집념으로 살고 있는지를 예술가들의 시도를 통해 보여준다”고 했다.

 싸움에는 씨앗처럼 딱딱한 껍질로 자기를 방어하면서도 과육으로 상대를 유혹하는 기술이 필요할 게다. 씨앗의 진화 이야기 ‘씨앗의 승리’(소어 핸슨·에이도스)는 “집요한 관찰이 돋보이는 식물 판 이기적 유전자”(서현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씨앗 한 톨로 그려낸 매혹적인 인류사”(한성봉 동아시아 대표)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
 

◆올해의 책 선정위원(가나다순·42명)

강동호(문학평론가) 강맑실(사계절 대표) 강문종(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강성민(글항아리 대표) 고운기(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기중(더숲 대표) 김무곤(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선정(아트선재센터 관장) 김성곤(한국문학번역원장) 김수한(돌베개 편집주간) 김윤태(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김종호(소설가·검은책방흰책방 대표) 김태훈(팝칼럼니스트) 김형찬(고려대 철학과 교수) 김홍민(북스피어 대표) 곽효환(대산문화재단 상무) 박상준(민음사 대표) 백원근(책과사회연구소 대표) 백창화(숲속작은책방 대표) 서현(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안대회(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 안성열(열린책들 인문주간) 여태훈(진주문고 대표) 염종선(창비 이사) 염현숙(문학동네 대표) 오영욱(건축가) 유정연(흐름출판 대표) 유희경(시인·위트앤시니컬 대표) 윤철호(사회평론 대표) 이명학(한국고전번역원 원장) 이한상(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장은수(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전상인(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정은숙(마음산책 대표) 정은영(남해의봄날 대표) 정재승(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주연선(은행나무 대표) 주일우(문학과지성사 대표) 표정훈(출판평론가)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한성봉(동아시아 대표) 황덕호(재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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