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유럽순방前 靑수석회의’ 지시… “메시지 없으면 놀러 가는 것처럼 보여”

장관석 기자 , 신나리 기자 입력 2016-12-09 03:00수정 2016-12-0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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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특검, 정호성 녹음파일 내용 확인
朴대통령 발언윤곽도 정해 줘… 정호성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답변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앞두고 청와대 측에 예정에 없던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게 하고 대통령이 언급할 메시지 내용과 수위까지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가 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특정한 시기에 맞춰 회의를 열게 하고 주제까지 사실상 지시한 것이다.

 이런 내용은 최 씨의 말을 대통령에게 전달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녹음파일에는 박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을 앞둔 2013년 10월 말경 최 씨가 “(아무 언급 없이 대통령이 순방을 가면) 놀러 다니는 것처럼만 보인다. (문제되고 있는 이슈들을) 정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떠나야 한다. 수석비서관회의를 하고 가자”는 취지로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 씨는 박 대통령 발언의 윤곽도 가다듬어준 정황이 녹취록에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정 전 비서관은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2013년 10월은 기초연금 문제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표 수리 문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대통령 비판 여론이 거세진 때다. 당시 박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 주재하던 수석비서관회의를 4주째 열지 않다가 31일 회의를 열어 “개인적으로 의혹을 살 일을 하지 않았지만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물을 것”이라는 등 현안에 대한 말을 쏟아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규철 특검보는 “정 전 비서관의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와 관련해 최 씨와의 통화 내용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놓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사 계획과 방향을 짜고 있다. 최 씨가 측근이던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40)에게 박 대통령의 옷과 가방 제작을 요청하고 값을 직접 치렀다는 부분도 수사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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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구속)은 “순천향대 교수 H 씨의 소개로 최순실 씨를 알게 됐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동계스포츠 사업을 빌미로 정부 지원금과 삼성에서 후원금을 뜯어낸 혐의(직권 남용 권리 행사 방해·강요)로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를 구속 기소했다. 장 씨는 최 씨, 김 전 차관과 공모해 지난해 10월과 올 3월 삼성에서 후원금 명목으로 16억2800만 원을 부당하게 지원받은 혐의다. 김 전 차관은 “BH(청와대)의 관심사”라며 삼성 관계자들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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