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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열린 시선/유형곤]바둑판 시력 검사로 황반변성 막아야

유형곤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한국망막학회 총무이사
입력 2016-12-06 03:00업데이트 2016-12-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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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곤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한국망막학회 총무이사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황반변성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 그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발병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연령 관련(노인성) 황반변성은 우리 눈에서 중심 시력과 색각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황반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으로,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노화가 원인이 되어 황반에 변성이 오는 경우로 대체로 서서히 진행되는 편이다. 이와 달리 습성 황반변성은 건성과 달리 병의 진행이 빠르고 황반에 손상을 준다. 시력 손상이 심해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는데 황반변성 실명의 80%는 바로 습성 황반변성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일반적인 시력검사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시야가 완전히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부분 부분 뒤틀려 보이거나, 다른 곳은 잘 보이고 시야의 일부분에 검은 점이 보인다. 이렇게 부분적인 왜곡이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병이 진행되는데도 정상에 가까운 시력을 나타낼 수 있어서 환자가 쉬이 눈치 채지 못할 수 있다. 

 한국망막학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황반변성 환자의 삶의 질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낮으며 특히 환자들은 건강, 시력, 일상생활 및 정신 건강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 환자 개개인을 위해서도, 사회 경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도 황반변성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해야 한다.

 황반변성의 증상은 생각보다 쉽게 체크하고 의심해 볼 수 있다. 촘촘한 바둑판무늬의 ‘암슬러 격자’ 검사가 바로 그것이다. 촘촘한 격자무늬가 전체적으로 고르고 균등하게 보이면 정상, 일부분이 뒤틀려 보이거나 뿌옇게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할 수 있다. 황반변성과 증상이 유사한 당뇨 황반부종과 같은 망막 질환 역시 암슬러 격자로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선 안과에서 진행되는 일반 시력검사에는 암슬러 격자 검사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나라에서 2년에 한 번 제공하는 국가건강검진 역시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시력검사표로만 진행된다. 모든 연령이 아니더라도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년층이나 당뇨병 환자만이라도 암슬러 격자 검사를 활발하게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한 이 검사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시력검사 환경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면 된다. 병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 환자 가족이 삼위일체가 될 필요가 있다. 의료진은 고위험군의 정기 시력검사에서 암슬러 격자 검사를 적극 시행하고, 환자 역시 정기적으로 시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형곤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한국망막학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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