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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사설]“근혜 이모”라고 부른 장시호, 평창 올림픽 망치려 했나

입력 2016-11-23 00:00업데이트 201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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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와 장 씨에게 각종 이권을 챙겨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21일 구속됐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 사이 장 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여 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장 씨는 영재센터 자금을 빼돌린 횡령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다. 장 씨가 공직자를 통해 기업에서 돈을 뜯어낸 수법은 최 씨의 수법과 거의 판박이였다.

 영재센터는 13조 원이 투입되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노리고 지난해 6월 급조된 법인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이 신생 법인에 문체부 예산 6억7000만 원을 배정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미르나 K스포츠재단 출연금은 대기업이 냈지만 영재센터엔 국민 혈세가 지급됐다는 점에서 분통이 터진다. 장 씨는 이 센터를 교두보로 삼아 올림픽 이후 철거하려다 존치하기로 결정된 강릉빙상경기장 운영과 강릉 스포츠토토 빙상단 창단 등에 관여하려고 했다. 장 씨가 3월 설립한 스포츠 매니지먼트업체 더스포츠엠(SPM)은 K스포츠재단 주최 국제행사 진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한 달에 두 번 장 씨를 만나 문체부 인사를 비롯해 최 씨가 하는 각종 사업의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 김 전 차관이 문체부 현안을 장 씨에게 알려주고 장 씨가 이것저것 부탁하는 자리였을 것이다. 차은택 씨가 ‘문화계 황태자’로서 문화 쪽을 농단했다면 장 씨는 스포츠 쪽을 주물렀던 셈이다. 이들을 도와준 김 전 차관은 공직자라기보다는 최-장 일가의 집사라 해야 맞을 것 같다.

 장 씨는 최 씨 조카들 가운데 유일하게 박 대통령을 ‘근혜 이모’라 부르며 주변에 친분과 영향력을 과시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각고의 노력 끝에 유치한 평창 올림픽이 최-장에게는 사익(私益)을 챙길 수 있는 먹잇감이었고 문체부가 그 뒷배를 봐주었다니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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