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사회공헌 적극적인 기업들, 위기에도 강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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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에선 6조 달러에 이르는 투자 자금이 책임투자펀드에 몰리고 있다. 또 많은 경영자들이 CSR 보고서를 자발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경영자들은 기업의 브랜드와 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CSR 보고가 기업 명성 보호에 도움을 주는 것일까.

 CSR 보고에 대해 긍정적인 이들은 ‘측정되는 것이 관리될 수 있다(What gets measured gets managed)’고 주장하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그들의 사회·환경·경제에 대한 활동을 측정하고 분석해 보고하는 과정에서 기업 내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즉 미성년자 노동, 부정부패, 생산물 관리 등 부정적인 이슈에 대한 리스크를 자각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CSR 보고가 기업 경영활동 자체에 대한 모니터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주 가치 보호에도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CSR 보고가 주주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비용 낭비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미 오리건대 연구진은 과연 CSR 보고가 실제로 불법 행위를 방지해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보호하는지 분석했다. 뇌물 공여, 불법 리베이트, 차별 행위, 성희롱, 가격 담합, 부당 광고, 임금 미지급, 인권 남용, 환경 파괴 등 기업의 불법 행위가 실린 주요 신문 기사가 연구 자료로 활용됐다.

 분석 결과 CSR를 보고하는 기업들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할 확률은 그러지 않는 기업들에 비해 16%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업의 불법 행위가 발생했을 때 주식 시장의 반응도 살폈는데, CSR를 보고하는 기업들의 경우 그러지 않는 기업들에 비해 주가 하락 폭이 53%가량 낮게 나타났다. CSR 보고 기업들은 시장에서 신뢰를 쌓았기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처벌을 받은 것이다.

 CSR는 기업에 두 가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불법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해주는 모니터링 역할이고 나머지 하나는 불법 행위 발생 시 기업의 피해를 줄여주는 보험과 같은 역할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경영의 지혜#경영#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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