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식 K스포츠 前사무총장 “최순실-안종범 지시로 SK에 80억 요구”

김성규기자 , 정지영기자 , 이샘물기자 입력 2016-10-27 03:00수정 2016-10-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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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국정농단 어디까지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63)이 “재단이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최순실 씨의 지시를 받아 SK그룹에 체육인재 전지훈련 예산 명목으로 80억 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K스포츠재단이 4대 그룹 중 한 곳에 80억 원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지만 해당 그룹들은 모두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정 전 사무총장은 26일 “올해 2월 29일 SK를 찾아가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 명목으로 80억 원 투자를 요청했는데 며칠 뒤 안 수석의 전화를 받았다”며 “안 수석은 ‘SK와 이야기가 어떻게 됐나’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 전 사무총장의 발언이 검찰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그동안 미르·K스포츠재단과의 관련성을 부인해온 안 수석은 상당한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최 씨가 실소유한 더블루케이의 조모 전 대표 측 관계자도 2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수석이 올해 1월경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식당에서 조 전 대표를 만나 정 전 사무총장을 소개하며 ‘서로 잘 도와주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씨가 진행하는 더블루케이 사업을 위해 안 수석이 K스포츠재단과 다리를 놔줬다는 것이다.

 정 전 사무총장에 따르면 80억 원 요구는 최 씨가 지시했으며, 최 씨의 측근인 박모 K스포츠재단 과장이 실무를 주도했다. 최 씨가 “SK와는 얘기가 다 됐으니 가서 사업설명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최 씨는 재단의 공식 직함은 없었지만 ‘회장님’으로 불리며 사실상 재단을 지휘했다고 정 전 사무총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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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스포츠재단의 구상은 투자금을 받은 뒤 최 씨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에 운영을 맡기는 구조였다고 한다. 재단은 3월과 4월 두 차례 더 SK를 찾았지만 SK 측이 “사업에 구체성이 없고 투자금이 과도하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사무총장은 “SK가 막판에 30억 원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지만 최 씨가 ‘그냥 받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모르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SK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이 SK에 80억 원을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다른 대기업 두 곳에 각각 50억 원과 30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모금뿐 아니라 재단의 주요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K스포츠재단의 주요 보직에 지원했던 한 스포츠계 인사는 “면접 과정에서 안 수석을 만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수석은 한결같이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정지영·이샘물 기자
#최순실#sk#정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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