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르 의혹’에 입 닫은 전경련, 黨·政·靑은 비호하는가

동아일보 입력 2016-10-13 00:00수정 2016-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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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의 청와대 개입 의혹과 관련해 어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선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대부분 답을 거부했다. 이 부회장은 청와대와의 사전 논의 여부, 강제적 모금이라는 경총 회장 발언의 진위 등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말할 수 없다”며 피해갔다. 야당 의원들은 형사소추를 당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두 재단이 향후 5년간 355억 원을 추가로 모금할 계획이라는 의혹, 미르재단이 새마을운동 사업에까지 손을 뻗쳤다는 의혹이 국감에서 계속 터지는 상황이다. 권력형 비리 의혹의 실마리를 풀 열쇠를 쥔 이 부회장이 국감에서 입을 닫는 것은 국회를 경시하는 행위다. 비선 실세라고 불리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 등에 대한 증인 채택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되고 기껏 나온 증인은 입에 자물통을 채우고 있으니 미르는 이 정부에서 성역(聖域) 중의 성역이 돼버렸다.

 전경련 해체 주장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력이 필요로 할 때 기업 모금을 주도하는 등 활용할 측면이 많다는 의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최근 “전경련 해체는 자체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했지만 전경련의 활용 가치가 여전히 크다는 게 정권의 진심일 것이다. 전경련이 모금을 주도했다며 총대를 메고 나서자 청와대, 정부, 여당이 똘똘 뭉쳐 전경련을 철통처럼 비호하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 최상목 1차관이 국감장에서 웃음 띤 얼굴로 이 부회장의 어깨를 친근하게 툭 치는 보도 사진은 전경련과 정권 간의 끈끈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듯하다.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지난달 말 이 부회장, 기업체 대표 등 81명을 고발함에 따라 검찰이 그제부터 미르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정치권력이 관련된 수사에 늘 소극적인 검찰이 의혹을 명쾌하게 밝힐 것 같지 않다. 이번 사태의 전말을 아는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출석할 예정인 21일 청와대 국감이 의혹을 규명할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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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재단#k스포츠재단#청와대 개입#국정감사#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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