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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중립노선 버린 핀란드, 美 안보우산 속으로

입력 2016-08-25 03:00업데이트 2016-08-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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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사적 위협 커져 위기감… 스웨덴처럼 美와 방위협정 맺기로
러 “병력 전진배치할 것” 반발
인접국인 러시아를 의식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아 온 핀란드가 미국과 개별 협정을 맺고 안보 우산 아래로 들어가기로 했다. 러시아의 지정학적 영토 팽창 야욕에서 자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인접한 중국의 반발에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판단과 유사한 상황이다.

유시 니니스퇴 핀란드 국방장관이 올가을 체결을 목표로 미국과 방위협정을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니니스퇴 장관은 “나토 회원국이 공격을 당하면 미국이 자동 개입하는 의무적인 군사적 지원 조항은 협정 내용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나 반발하는 러시아를 고려한 외교적인 수사라는 평가가 많다.

협정이 체결되면 핀란드는 유럽연합(EU)에 가입했으나 나토에는 가입하지 않고 미국과 개별적으로 군사협정 관계를 맺는 스웨덴 모델을 따르게 된다. 핀란드와 함께 군사적 중립을 유지하던 스웨덴은 6월 미국과 방위협정을 맺었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오랫동안 군사적인 줄타기 외교를 벌이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미국으로 기우는 이유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 반도를 병합했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려 대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 만찬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스웨덴 공군은 이달 초 러시아 폭격기의 침투를 가상한 나토 회원국 공군의 연합훈련에도 참가했다.

러시아는 양국의 나토 가입 가능성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월 초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를 만나 군대를 양국 국경에서 1500km 떨어진 지역으로 철수했다고 주장하며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이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4월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군사 배치를 다시 하겠다고 압박했다.

1917년까지 100년 이상 러시아 지배를 받다가 독립한 핀란드는 소련과 두 차례 전쟁을 벌여 영토의 12%를 빼앗긴 뒤 1948년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을 맺었다. 민주복지국가인 핀란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미국과 서유럽에 가깝지만 정치적으로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소련의 영향권에 있었다. 이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나토에도, 소련 등 동유럽권의 바르샤바동맹에도 가입하지 않는 중립노선을 표방했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이듬해 1월 소련과 맺었던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에서 벗어나고 1995년 EU에 가입했지만 나토 회원국이 되지 않고 외교정책에서 러시아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왔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건국대 초빙교수)은 “오랫동안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던 핀란드도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안보 상황이 바뀌면서 미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라며 “미국과 군사적 동맹인 한국은 경제와 문화 등에서 복잡한 상호의존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사드 배치 등 미국과의 특수 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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