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최강]이제는 중국을 넘어 미국을 봐야 할 때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입력 2016-08-20 03:00수정 2016-08-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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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 압박에 한계… 9월 G20 계기로 점차 관계 복원될것
방위비 분담 문제, 한미관계 갈등 변수… 동맹 틀 흔들림 없게 전방위 외교 나서야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요즘 우리 주변 상황을 보면 암울한 생각이 들고 탄식이 앞선다. 어디를 둘러봐도 희망을 갖게 하거나 안심이 되는 곳이 없다. 올해 7월 8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발표된 이후 한중 관계는 1992년 8월 24일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에서는 연일 한국에 대한 보복을 말하고 있고, 이미 일부에서는 보복이 실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이 한국을 압박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을 너무 압박할 경우 중국이 가장 원하지 않는 한미일 3국 안보동맹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달 초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점차 복원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그렇다고 한중 관계가 사드 배치 결정 이전의 밀월 관계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어찌 보면 비정상적이라고 할 정도로 좋았던 한중 관계에서 거품이 빠진 좀 더 냉철한 관계, 철저한 손익계산에 입각한 관계로 진화하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눈을 돌려 한미 관계를 보면 녹록지 않아 보인다. 현재 한미 관계가 최상의 관계라고 하지만 차기 미 행정부와의 관계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과 미국 간에 조율하고 조정해야 할 사항들이 있고, 그 과정에서 이견과 마찰이 있을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방위비 분담 문제가 대표적인 것이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만의 주장은 아니다. 미국 조야에서는 한국이 균형된(equitable) 방위비 분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압박은 증가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내에는 한국이 적정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미 정부 인사들은 이런 말을 대놓고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면에서는 불만을 토로하곤 한다. 현재 한국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7% 수준이다. 이는 한국이 처한 안보현실과 경제력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평가한다. 전력 현대화의 속도와 폭도 기대에 못 미친다고 보고 있다. 이것이 방위비 분담 문제와 결합하여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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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 문제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안보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나아가 미국은 한국이 지역 안보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기를 원하며,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제도화하기를 원한다. 대표적인 것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일 것이다. 중국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피하고 싶은 문제이겠지만 언제까지나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지역 안보문제에 관한 논의를 회피하고, 미국의 동맹과 우방국들 간의 협력에 주저할수록 한국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는 증가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감소한다.

올 6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한국이 빠진 일,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한국을 제외한 미국, 일본, 호주 등 3국 외교장관들만이 자리를 같이한 일은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큰 전략적 논의에서 한국은 배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하는 일들이다.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에 더하여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은 중국을 넘어 미국을 보며 입체적이고 포괄적인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 지금 당면하고 있는 중국 문제에 가려 더 큰 전략적 자산이자 우리 안보의 핵심 중 하나인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미 늦다. 그리고 해결에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게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지금부터 미 의회, 학자·전문가, 언론, 그리고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전방위적인 대미 공공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예를 들어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와 기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g20#방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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