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나기 진짜 보양식은 ‘수분―비타민―삼시세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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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건강하게 먹는 법

폭염에 식욕마저 사라진 주부 이미선 씨(39·서울 마포구). 수시로 에어컨을 틀어도 그때뿐이다. 무더위에 밥 대신 과일로 대충 때우기 일쑤다. “‘이러다 건강마저 나빠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가족을 둘러봤죠. 아버님은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남편은 매일 맥주를 입에 달고 살더군요. 아이는 한자리에서 아이스크림을 3개나 먹고요.”

폭염이 계속되면서 건강 유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에 관심이 높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10일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영양팀에 자문해 △보신 음식 마니아 70대 할아버지 △열대야에 치맥(치킨과 맥주)을 찾는 40대 아빠 △입맛 없어진 30대 엄마 △아이스크림만 찾는 7세 딸에게 좋은 식단을 알아봤다.

○ 고혈압 할아버지 삼계탕 10일에 한 번

70세 김양식 씨는 여름이면 보양식을 사흘에 한 번꼴로 먹는다. 과거 육류 등 영양 공급이 어려웠던 시절에는 여름철 보양식이 절실했다. 하지만 영양 과잉인 현대인은 보양식을 자주 먹을 필요가 없다. 이는 중장년층에도 적용된다. 자칫 고혈압 등 심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계탕 한 그릇 열량은 900Cal가 넘는다. 따라서 7∼10일에 한 번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

특히 보신탕은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곳이 드물어 여름철에 조심해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꼭 보신탕을 먹어야 한다면 깨끗한 식당을 찾아 국물보다는 고기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탕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만큼 국물까지 싹 비우는 것은 금물이다.

○ 아빠, 치맥 대신 맥주 한 캔에 소량 과일

40대 남성은 열대야에 수시로 치맥을 찾는다. ‘치맥’의 유혹을 못 참겠다면 이것만은 기억하자. 맥주 한 잔(250mL)은 ‘식용유 한 숟갈 반’과 같다. 그만큼 열량이 높고 몸에 좋지 않다. 여기에 튀긴 안주까지 더해지면 비만을 초래한다. 단순히 살이 찌는 것을 넘어 고지혈증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맥주는 한 캔 정도만 마시고 안주는 튀긴 음식 대신 소량의 과일로 대체해야 한다.

무더위를 잊기 위해 낙지볶음이나 부대찌개 등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고추에서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비타민C가 풍부해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면 독이 된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자칫 위 점막이 자극돼 위궤양이 발생하거나 간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 엄마와 누나, 적당량의 과일과 커피

폭염에 끼니를 과일로 때우는 여성도 적지 않다. 과일에는 비타민, 무기질은 많이 함유돼 영양적으로 혈관 등에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과일은 탄수화물밖에 없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혈당이 크게 오를 수 있다. 또 중성지방이 많아 복부 비만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여름 과일은 수분이 많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했다. 수박 한 조각은 50Cal나 된다. 4, 5조각을 먹으면 밥 한 공기를 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욕이 없다고 하더라도 제때에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골고루 먹어야 더위 속 무기력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이스커피로 식사를 때우는 것도 피해야 한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는 철의 흡수를 방해한다. 더운 날씨에 빈혈을 호소하는 젊은 여성이 많은 이유다.

○ 어린이, 아이스크림 대신 냉보리차와 과일

빙수나 아이스크림 등은 아이의 위장 소화력과 영양성분 흡수 기능을 떨어뜨린다. 배탈은 물론 위경련까지 일어날 수 있다. 더구나 아이스크림 1개(100g 기준)는 100∼300Cal로 밥 3분의 1∼1공기를 섭취한 것과 같다.

따라서 덥다고 아이스크림을 자주 주면 아이에게 소아 비만이 생길 수 있다. 하루에 2개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가 더위에 짜증을 내면 아이스크림 대신 시원한 보리차와 과일을 주자. 특히 폭염에는 상큼한 식초나 레몬즙, 매실액을 타 주면 배탈이나 설사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 진짜 보양식은 열무, 매실, 토마토

진정한 여름철 보양은 △수분 섭취 △삼시세끼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 먹기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특히 수분이 많고 비타민 A, B, C가 풍부한 ‘열무’,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매실’, 고단백이면서 칼로리와 지방은 낮은 콩국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토마토가 추천 식품으로 꼽혔다. 윤소윤 서울아산병원 영양팀장은 “아침에는 두부, 생선 등을 섭취해 점심식사의 영양과 양을 분산하고 저녁에는 영양밥, 잡곡밥과 기름기 없고 담백한 국, 채소, 신선한 과일로 원기를 회복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김윤종 zozo@donga.com·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여름철 보양식#폭염#건강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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