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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DBR 경영의 지혜]거울 자주 보는 CEO, 조세회피 가능성 높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6-07-21 03:00업데이트 2016-07-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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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즘(Narcissism)은 맑은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한 나머지 물에 빠져 죽음을 맞이한 그리스 신화 속 나르키소스의 이름을 딴 정신분석학 용어다. 자기도취자라고도 불리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는 권력에 대한 욕망이 강하며 타인들의 칭송을 통해 본인들의 우월감을 입증하기를 원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성공과 그 성공이 가져올 칭송에 대한 열망으로 보다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유타주립대와 애리조나대 공동연구팀은 위와 같은 특성을 지닌 ‘나르시시스트 경영자’가 그들이 경영하는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해 봤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고 법 위에 군림한다는 우월감을 가진 나르시시스트 경영자들의 경우, 법인세 납부로 그들이 애써 벌어들인 돈이 유출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조세회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연구팀은 사업보고서에 등장하는 경영자 사진의 크기와 동 기업 내 다른 임원들의 임금에 대비한 경영자의 상대적 보수를 기준으로 경영자들의 나르시시즘을 측정했다. 그리고 그 정도와 조세회피 성향을 비교했다.

그 결과, 나르시시스트 경영자들은 다른 경영자들에 비해 조세피난처를 통한 조세회피에 관여할 가능성이 3.86%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이 경영하는 기업의 유효세율(법인세 현금지출액을 세전이익으로 나눈 값)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3.4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 기업들의 평균 세전이익이 23억 달러임을 감안할 때 나르시시스트 경영자들이 평균적으로 7800만 달러(약 890억 원)의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다.

이 연구는 경영자의 정신분석학적 특성이 그들이 경영하는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에도 뚜렷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나르시시스트 경영자들이 기업의 평판이 훼손될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조세회피에 관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각 기업마다 생애주기 및 자본구조가 다른 만큼 목표와 전략이 상이하고 위험 선호에 있어서도 최적점이 다르다. 투자자들은 경영자의 개인적인 성향을 이해함으로써 경영자의 위험선호도가 기업의 전략 및 위험선호도와 일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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