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주립대와 애리조나대 공동연구팀은 위와 같은 특성을 지닌 ‘나르시시스트 경영자’가 그들이 경영하는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해 봤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고 법 위에 군림한다는 우월감을 가진 나르시시스트 경영자들의 경우, 법인세 납부로 그들이 애써 벌어들인 돈이 유출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조세회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연구팀은 사업보고서에 등장하는 경영자 사진의 크기와 동 기업 내 다른 임원들의 임금에 대비한 경영자의 상대적 보수를 기준으로 경영자들의 나르시시즘을 측정했다. 그리고 그 정도와 조세회피 성향을 비교했다.
이 연구는 경영자의 정신분석학적 특성이 그들이 경영하는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에도 뚜렷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나르시시스트 경영자들이 기업의 평판이 훼손될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조세회피에 관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각 기업마다 생애주기 및 자본구조가 다른 만큼 목표와 전략이 상이하고 위험 선호에 있어서도 최적점이 다르다. 투자자들은 경영자의 개인적인 성향을 이해함으로써 경영자의 위험선호도가 기업의 전략 및 위험선호도와 일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